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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 원하면 의약분업 안 해야죠”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이기철 부회장
이소영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12.06.14 12:10
[생생인터뷰]최근 정부의 응급피임약 일반약의약품 전환 발표에 의료계, 종교계, 시민단체에서 반발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의사회는 복지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식약청은 오는 15일 ‘피임약 재분류’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산부인과의사회 이기철 부회장을 만나 의료계 현안에 대해 입장을 들어봤다.

이소영 기자: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이기철 부회장: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는 맞지 않는 결정이라고 봅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피임약의 보급률이 굉장히 낮습니다. 정상적인 피임법도 일반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이 꼭 필요한 조치인지 검증이 전혀 안됐어요. 응급피임약의 재분류는 과거의 의약분업처럼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것은 분명합니다.

이소영 기자: 정부는 재분류 이유로 접근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기철 부회장: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죠. 일요일에 약국에서 약을 사 본적 있습니까? 밤 8시 이후에 약국에서 약사를 본적이 있나요? 없을 겁니다. 정말로 접근성을 원한다면 약국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응급피임약을 의약분업 예외품목으로 지정해서 분만전문병원이라 던지, 응급실에서 처방 받을 수 있게 하면 되는 것이죠. 그게 더 현실적이고 맞는 이치죠.

이소영 기자: 응급피임약이 일반약으로 분류됐을 때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무엇인가요?

이기철 부회장: 응급피임약은 특수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복용해야하는 고용량의 약입니다.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복용량에도 제한을 두는 것이죠. 무분별한 사용은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응급피임약을 일반 피임법으로 오해하는 것입니다. 응급피임약은 피임 실패율이 15%나 되는 안전하지 않는 피임법이죠.

이소영 기자: 약국에서의 복약지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기철 부회장: 약국이란 장소는 약을 파는 곳입니다. 현재 약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간단한 복약지도를 하고 있죠. 그런데 응급피임약의 경우 ‘식후 30분 후에 몇 알 먹으세요’식의 복약지도는 의미가 없어요.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서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해 약국에서 파는 것은 슈퍼나, 편의점에서 파는 것과 전혀 차이가 없는 일입니다. 정말 시간이 다급하고 접근성을 원한다면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에서 파는 것이 더 맞겠죠.

이소영 기자: 오는 15일 응급피임약 재분류와 관련해 식약청 공청회가 있습니다. 패널로 참석하시나요?

이기철 부회장: 패널로 참석하지는 않는데 방청객으로 참석해서 질문을 할 예정입니다. 이런 것들이 문제입니다. 전문가 집단에 패널요청을 해야 하는 데 참석 요청이 없었어요. 요식행위일 뿐이죠. 미리 정해놓고 하는 행사라고 밖에 볼 수없는 행태입니다.

이소영 기자: 공청회의 진행에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이기철 부회장: 다음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라면 대표성을 가진 사람이 참석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충분히 논의가 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해요. 그런데 식약청은 이미 다 결정된 것을 다시 추인하는 형태의 공청회를 하자는 의도입니다.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문가 단체를 배제한 공청회가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소영 기자: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으로 재분류한다는 결정에 여성단체에서 의료비 증가에 대한 부담을 지적했습니다.

이기철 부회장: 부담이 되는 부분은 의료보험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성 건강에 가장 밀접한 관련이 되는 것이 피임이죠. 이제 우리나라 의료보험도 질병의 치료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예방과 건강 유지를 위한 부분에 간여해야 합니다.

이소영 기자: 지난 9일 1,000여명의 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포괄수가제 반대’를 외치는 궐기대회가 개최됐어요. 참석하셨나요?

이기철 부회장: 네. 참여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의사들이 와서 놀랐어요. 산부인과 의사들도 많이 참석했습니다.

이소영 기자: 참석하신 소감이 어떤가요?

이기철 부회장: 의사들이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젊은 의사들의 참석률이 높은 것에 놀랐죠. 하나의 새로운 집회 문화가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에는 구호나 몇 번 외치고 끝났는데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했어요. 의사들이 생각을 공유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이소영 기자: 안과의사의 백내장수술 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기철 부회장: 물론 안과의 상황을 봤을 때 충분히 이해가 가는 행동입니다. 우리가 건강을 담보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백내장은 조금 다르다고 봐요. 일반적으로 봐서 백내장수술은 시간을 다투는 응급한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이소영 기자: 산부인과는 ‘제왕절개 수술 거부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이기철 부회장: 네. 제왕절개는 백내장과 상황이 다릅니다. 제왕절개를 1~2주일 연기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죠. 또한 그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회원들의 충분한 호응을 얻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재 의협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간다는 의견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수술 포기 결정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죠. 회원들과 충분히 소통한 후 결정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이소영 기자: 시민단체에서 의료계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하고 있어요.

이기철 부회장: 이기주의죠. 충분히 비난받을 것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다른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비난을 감소하고 선택한 것이죠. 의사들의 현실과 의견을 국민들에게 전달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죠. 비난을 감수하는 것이지 비난을 받지 말자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소영 기자: 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소영 기자  sonagi97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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