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원격진료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도 뜨겁다.

특히 지난 11일 인터넷 포털 다음 토론방에 ‘내외산소’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이 올린 ‘현직 의사입니다’라는 글은 3일 동안 3만 3,000건이 넘는 조회수와 300건이 넘는 댓글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의료 관련 글에 대한 반응이 찬반으로 극명하게 갈렸던 점에 비해 이 글은 13일 현재 찬성이 1,120건에 달하는 반면 반대는 112건에 불과해 네티즌의 호응을 얻고 있다.

‘내외산소’ 유저는 의료법이 개정되면 의료보험이 민영화된다느니, 식코처럼 된다느니 온갖 루모들이 나돌고 있지만 이번에 바뀌는 법안은 ▲원격 진료 허용 ▲병원 부대사업 허용 ▲의료법인간 합병 허용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내외산소’는 원격 진료가 허용되면 삼성ㆍ아산병원이 부산ㆍ대구ㆍ대전ㆍ광주 지부 등을 설립해서 동네병원을 다 죽일 것이며, 망해서 길거리에 나앉은 의사들을 푼돈으로 고용해 원격진료를 전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민 건강 수준은 별 차이 없고 오히려 의사들의 사기 저하로 진료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외산소’는 병원 부대사업 허용에 대해서도 대학병원이 영리병원이 되면 자본을 수혈받을 수 있게 되므로 사무장 병원이 급증하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외산소’는 사무장 병원은 원장은 의사지만 바지사장 역할을 할 뿐이고, 실 소유주는 돈 많은 사무장인 경우를 말한다며, 의사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병원들은 거진 다 사무장 병원이다고 설명했다.

사무장 병원은 환자가 죽건 살건 돈만 뽑아 먹으면 된다는 식의 경영을 하는 바람에 많은 의사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고, 실제로 그런 병원에 멋모르고 취직한 초보 의사들은 수많은 착취를 당하고 무리한 진료를 하다가 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폭로했다.

사무장 병원이 합법화 되면 돈 많은 부자들이 가난한 집 출신의 월급쟁이 의사들을 원장으로 내세워 경영을 하고, 의사들이 맘놓고 소신 진료를 할 수 없게 되므로 환자들에겐 좋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내외산소’는 의료법인간 합법 허용에 대해서도 자본을 갖춘 대형 병원들의 중소병원 사냥이 시작될 것라고 우려했다.

자본이 있는 쪽은 아무래도 광고를 하거나 목 좋은 곳을 선점한다거나 건물을 올린다거나 등등 여러 어드밴티지가 있는데 자본이 없는 쪽에선 대처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싼 값에 팔면 안되냐는 질문이 많지만 아쉽게도 현재의 건강보험 제도 하에선 값을 깎아주는건 불법이다고 설명했다.

‘내외산소’는 씁쓸하게도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의사들이고, 필연적인 의료 질 저하로 국민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0000000’이란 네티즌은 “이번 법안이 의사에게도 국민들에게도 좋지 않은데 왜 통과시키는지 모르겠다”면서 “자본가들이 병원과 의사들을 쥐락펴락할께 뻔하므로 결코 통과시켜서는 안될 법안이다”고 동의했다.

‘00000’이란 네티즌도 “롯데수퍼가 동네가게 다 죽이는 것과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라면서 “의사라면 욕부터 퍼붓는 분들도 이번 건은 우리 건강권의 중대한 문제니까 부디 의사들을 지원해 주자”고 힘을 보탰다.

반면 ‘000’이란 네티즌은 “능력없어도 병원차려서 돈많이 벌게 해달라는 건냐”면서 “의사도 능력없으면 퇴출해야 된다”는 의견을 보였고, 또, 0000000이란 네티즌도 "글쓴이의 의견은 내밥그릇 뺏길까봐 조마심내는 것 같아 보인다”면서 “편협한 시간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찬반 의견 외에도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올리고 있다.

‘000000’이란 네티즌은 “과거 의약 분업할때 의사 약사 밥그릇싸움으로 몰고 가면서 정신없이 의사 욕한 분들, 요즘 병원가기 좀 나아졌습니까”라고 묻고, “지금은 냉정해져야 할때이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또, 00이란 네티즌은 “의사분들이 방관하지 말고, 더욱더 나서서 이법에 적극적으로 반대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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