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강보험 재정은 적게 내고 풍족하게 쓴 탓에 적자가 났다. 건강보험은 돈 먹는 하마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J일보 인터넷판 22일자 기고문을 통해 “한국은 선진국 클럽 회원임에도 돈 먹는 하마인 건강보험을 빼고 자랑할 만한 게 없다”면서 한국의 복지현실을 우려했다.

송호근 교수는 지인의 에피소드를 통해 국내 건강보험 재정의 위험성을 알렸다.

송 교수는 “최근 친구 한 명이 일본 출장 도중 심근경색을 일으켜 응급실 신세를 졌고, 도쿄 어느 대학병원의 의료진에게 스텐트 시술을 받고 살아났다”며, “이 친구의 진료비는 5,000만원이었다”고 소개했다.

송 교수는 “5,000만원이라는 진료비 때문에 놀랄 필요는 없다”며, “미국이라면 1억원이 넘었을 테지만 한국의 경우 단돈 600만원, 보험환자에겐 300만원이면 족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국민들은 이 매혹적인 건강보험이 그냥 유지되기를 바라겠지만 공짜 좋아하는 국민 심성의 뒤편에서 보험제도의 기반이 썩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드물다”며, “당장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에 1조 7,000억원의 적자가 났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건강보험제도는 보험료율 인상 없이 유지될 리 없는데도 누구도 보험료를 올리자고 나서지 못한다”며, 정책 입안자 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기고문에서 송 교수는 “유럽국가들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이미 근사한 사회보장을 완성했고, 우리가 비교상대로 쳐주지 않는 남미에도 우리보다 나은 국가들이 더러 있다”며, “복지에는 4대 보험, 사회 서비스, 빈곤정책이 있는데 가장 절박한 문제는 모든 국민을 4대 보험에 편입시켜 사회적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서는 “정책리스트 중 끝에 놓일 사안이다. 복지 몸통에 해당하는 개혁과제를 다 놔두고 왜 하필 이 시점에서 무상급식이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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