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특허나락’이라는 재정위기에 따른 R&D 비용 감축으로 감원과 연구소 폐쇄 및 통합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던 기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만료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의 R&D 성과는 올 한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Pharm Exec’가 공개한 ‘2012년 파이프라인 보고서’를 토대로 올해 R&D 성과가 유력한 차세대 블록버스터 기대주들을 주요 질환별로 정리했다.

(상)패러다임 변화 가져올 기대주 즐비
(하)블록버스터 기대주 성과 가시화


▽호흡기질환: ‘세레타이드’ 후속약물 성과 주목
호흡기질환 부문은 두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GSK의 세레타이드(북미 Advair)와 미국 머크의 싱귤레어(Singulair)의 특허만료로 어느 정도 시장의 변화가 전망된다.

그러나 GSK는 세레타이드 제네릭 출시가 큰 타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제네릭 제형이 동일 활성성분을 함유하고 있을지 몰라도 세레타이드에 사용되는 흡입기를 대체할 순 없다는 분석에 따른 자신감이다.

특히 GSK는 세레타이드 후속제품인 Relovair(fluticasone/vilanterol)의 개발이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24시간 지속형(1일 1회 제형) 제품인 ‘Relovair’는 2013년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뇨병: 차별화된 가치 제공에 R&D 초점
GLP-1 유사체 계열 2형 당뇨병 치료제 중 주목받고 있는 기대주는 AmylinㆍAlkermes의 ‘Bydureon(1주 지속형 바이에타)’이다. 향후 1일 1회 제형인 노보 노디스크의 ‘Victoza’와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주 1회 투여하는 GLP-1 유사체인 ‘Bydureon’은 이미 유럽에선 승인을 획득했다.

여기에 작년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DPP-4 억제제 계열 신약 ‘Tradjenta’의 성과를 필두로 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부문 R&D 제휴가 또다른 성과를 보여줄 지 주목된다.

인슐린의 경우, 올해 승인이 유력한 노보노디스크의 ‘Degludec’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기저인슐린인 ‘Degludec’은 차세대 지속형 인슐린 주사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2상에서 1주일에 3번만 투여해도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과 유사한 유효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신계열 항당뇨제의 경우 SGLT-2 억제제 계열 신약의 R&D 성과가 기대된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와 BMS가 개발하고 있는 ‘dapagliflozin’이 주목받고 있다.

경구용으로 개발 중인 ‘dapagliflozin’은 현재 개발 진척이 가장 빠른 SGLT-2(sodium-glucose cotransporter-2, 나트륨포도당운반체-2) 저해제로, 신장에서 걸러진 과잉포도당이 재흡수 되는 것을 억제해 당뇨환자의 혈당을 낮추는 기전을 갖고 있다.

비록 지난해 FDA 자문위원회가 ‘dapagliflozin’의 안전성 우려를 제기했지만, 여전히 올해 승인 가능성이 높은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빠르면 이달 28일 FDA의 최종 결정이 나온다.

한편 현재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텔라스 등 여러 대형 제약사들이 SGLT-2 저해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특히 미쓰비시 타바베제약ㆍ존슨앤존슨이 개발하고 있는 ‘canagliflozin’의 R&D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경구용 JAK 억제제 시선집중
면역과 염증조절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에 명령을 내리는 효소인 야누스 키나제(janus kinase, 이하 JA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신계열 치료제인 ‘JAK 억제제’의 R&D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화이자가 개발중인 JAK 억제제 ‘toficitinib’의 긍정적인 데이터가 지난해 11월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공개돼,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TNF 억제제의 잠재적 경쟁약물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당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경구용으로 개발 중인 ‘toficitinib’이 임상 3상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증상완화와 신체기능 개선에 높은 효능을 보였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이 기존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 위험이 현저히 낮은 JAK 억제제의 R&D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toficitinib’의 긍정적 임상 3상 자료를 근거로 향후 JAK 억제제가 의미 있는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브렐(Enbrel), 휴미라(Humira), 레미케이드(Remicade) 등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TNF 억제제들이 모두 주사제인 점을 고려할 때, 경구용 약물이라는 프리미엄이 무척 매력적이란 분석이다.

▽다발성경화증: 베일 벗은 경구용 신약 ‘BG-12’ 주목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부문은 미국 바이오제약사 바이오젠 아이덱(Biogen Idec)이 개발 중인 차세대 경구용 치료제 ‘BG-12’의 R&D 성과에 시선이 집중돼 있다.

지난해 말 바이오젠이 공개한 2건의 임상 3상 자료에서 ‘BG-12(dimethyl fumarate)’가 현 글로벌 1위 품목인 테바의 주사제형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코팍손(Copaxone)의 유효성을 크게 상회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성 프로파일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한편, 글로벌 다발성경화증 치료약물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독일 머크(Merck KGaA), 테바(Teva) 등이 경구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경구용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길레니아(Gilenya)가 유일하며, 바이오젠의 ‘BG-12’는 올해 FDA 승인과 함께 향후 블록버스터 등극이 전망되는 기대주이다.

‘BG-12’는 성상교세포(astrocyte)와 소교세포(microglial)의 활성을 억제해 항염증 및 신경보호라는 두 가지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산화부담(oxidative-stress) 등의 요인으로부터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Nrf2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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