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특허나락’이라는 재정위기에 따른 R&D 비용 감축으로 감원과 연구소 폐쇄 및 통합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던 기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만료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의 R&D 성과는 올 한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Pharm Exec’가 공개한 ‘2012년 파이프라인 보고서’를 토대로 올해 R&D 성과가 유력한 차세대 블록버스터 기대주들을 주요 질환별로 정리했다.

(상)패러다임 변화 가져올 기대주 즐비
(하)블록버스터 기대주 성과 가시화



▽C형간염: 신계열 약물 ‘NUC’, 프로테아제에 도전장
지난해 C형간염 치료제 부문의 R&D는 큰 진보를 보였다. 이른바 프로테아제 억제제 혁명이라 불리는 신약들이 연이어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며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버텍스제약과 존슨앤존슨이 공동으로 개발한 인시벡(Incivek)은 출시와 함께 이미 블록버스터의 반열에 올랐으며, 미국 머크(북미이외 MSD)의 C형간염 치료제 빅트렐리스(Victrelis)도 존재한다. 여기에 Medivir와 존슨앤존슨이 개발하고 있는 ‘simeprevir’도 프로테아제 억제제 계열 C형간염 치료제의 기대주이다.

올해는 새로운 계열의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의 R&D가 프로테아제 혁명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질리드 사이언시스가 파마셋(Pharmasset)으로부터 확보한 ‘PSI-7977’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PSI-7977’은 프로테아제 억제제의 강력한 경쟁약물로 주목받고 있는 NUC 저해제(nucleoside analog polymerase inhibitors)이다.

NUC 저해제의 또 다른 기대주로는 Inhibitex의 ‘INX-189’가 거론된다. 이 약물의 잠재력은 최근 미국 머크가 개발사인 Inhibitex를 약 25억 달러에 인수하키로 발표한 대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non-NUC(non-nucleoside polymerase inhibitors) 계열 약물인 로슈의 ‘setrobuvir’의 R&D 성과도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암: 전용 진단기 동반한 표적함암제 개발 열풍
지난해 혁신 표적항암제가 대거 탄생했는데, 화이자의 Xalkori(crizotinib)와 로슈ㆍ다이이찌산쿄의 Zelboraf(vemurafenib)가 미국 FDA 승인 항암제 중 특히 주목받고 있다. 두 신약은 모두 전용 진단기와 함께 승인을 획득했다.

혁신 항암제를 전용 진단기와 함께 승인해 환자에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옵션을 제공하는 진일보한 표적항암요법이 미국 FDA 항암제 허가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항암제 연구의 최신 트렌드가 보다 진일보한 표적치료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데, 전용 진단기를 함께 승인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치료옵션을 선택해 환자들에 가장 적절한 약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HER2 유전인자가 과발현된 유방암 표적치료제인 로슈의 허셉틴은 HER2 유전자 검사를 통해 허셉틴을 처방받을 환자를 선별하는 HER2 SISH 테스트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편, 작년 스티브잡스의 사망원인으로 관심이 높았던 췌장암 분야는 Clovis Oncology의 ‘CO-101’이 전이성 췌장암 1차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역시 로슈가 개발한 전용 진단기도 동반된다.

혈액종양 부문에서는 셀진의 ‘pomalidomide’가 다발성 골수종을 타깃으로 임상 2상이 순항하고 있다. 또한 오닉스제약의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carfilzomib’도 FDA 신속심사 지위를 확보하며 주목받고 있다.

메디베이션(Medivation)ㆍ아스텔라스제약의 ‘MDV-3100’은 경구용 전립선암 치료제로 기대치가 높은데, 지난해 11월 미국 FDA의 신속심사 지위를 확보했다. 승인을 획득할 경우 지난해 FDA 승인을 획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경구용 전립선암 치료제인 존슨앤존슨의 ‘Zytiga’와 경쟁하게 된다.

▽콜레스테롤: 신계열 CETP 저해제의 높은 기대치
미국 머크(북미이외 MSD)가 현재 3상을 진행하고 있는 콜레스테롤 치료제 ‘anacetrapib’의 성과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높이는 기전을 지닌 ‘anacetrapib’은 CETP(cholesterylester transfer protein) 저해제로, 지난 2006년 화이자가 3상에서 개발을 중단한 ‘torcetrapib’과 동일한 계열의 약물이다.

물론 아직 CETP 저해제가 새로운 계열의 콜레스테롤 치료제가 될 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죽상동맥경화증과 심혈관계 이벤트를 감소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대규모 임상연구가 현재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치가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현재 미국 머크의 ‘anacetrapib’과 로슈의 ‘dalcetrapib’이 가장 유력한 CETP 저해제 기대주이며, 여기에 릴리의 ‘evacetrapib’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편, 아일랜드 제약사인 Amarin이 개발 중인 ‘AMR 101’의 R&D 성과도 주목 받고 있다. 고 중성지방(high triglycerides) 치료제인 ‘AMR 101’은 초고농축 오메가-3 지방산으로, 올 7월 미국 FDA 승인이 유력한 기대주이다.

임상 3상에서 통계적으로 중성지방의 수치를 크게 낮췄으며, LDL-C의 급격한 증가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스타틴과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3상에서도 위약군에 비해 중성지방 수치 개선에 높은 유효성을 보이며 1차 연구지표를 충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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