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업계는 여러 첨예한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대다수 글로벌 제약사들이 파이프라인 생산성의 급격한 하락으로 R&D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주요 대형품목의 특허만료가 맞물리며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엄습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업계는 과감히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업계의 변화된 모습을 미리 살펴보고 주목해야 할 트렌드를 정리했다.

(상)제약사 매출 순위 ‘지각변동’ 가속화
(하)‘니치버스터’ 타깃 신약 개발에 초점

올 한해 글로벌 제약업계는 외형적으로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10년 이상 글로벌 매출 1위 제약사의 자리를 지켜온 화이자가 왕좌에서 내려올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역사상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약물인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Lipitor)의 미국 특허가 지난해 11월 말 만료되면서 글로벌 매출 1위 자리를 두고 사노피와 노바티스의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특히 사노피의 경우 지난해 2월 200억 달러에 미국의 희귀질환 강자인 젠자임(Genzyme)을 인수한 것이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글로벌 경쟁력과 압도적인 시장지위를 갖춘 젠자임의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과 제품군이 올해 플라빅스의 미국 특허만료를 충분히 보완해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화이자는 리피토 특허만료가 직격탄으로 작용, 큰 폭의 매출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009년 680억 달러에 와이어스를 인수하는 등 리피토 특허만료에 적극 대비해 왔으나 충분한 대비책이 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단, 고무적인 면은 미국에서 ‘프리베나13’의 적응증이 성인까지 확대됐다는 점과, 차세대 블록버스터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tofacitinib’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사노피와 함께 향후 수년간 글로벌 매출 1위 제약사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도전자로는 노바티스가 유력할 전망이다.

전세계적으로 유일한 경구용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길레니아(Gilenya)의 매출이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블록버스터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후속약물인 타시그나(Tasigna)가 주요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80억 달러에 인수가 완료된 아이케어 전문기업 알콘(Alcon)도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인데, 특히 알콘 인수가 내년 주요시장에서 시작되는 디오반(Diovan) 특허만료에 따른 손실분을 상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 중 GSK와 로슈가 글로벌 매출 톱5 제약사에 랭크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머크(북미이외 MSD)와 BMS, 릴리, 애보트 등이 뒤를 이을 전망이다.

한편, 글로벌 제네릭 의약품 시장의 호황기 도래와 맞물려 올 한해 이스라엘의 글로벌 제네릭 강자 테바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테바는 2015년 310억 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펼치고 있어, 글로벌 매출 톱10 제약사 진입이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68억 달러에 세팔론(Cephalon)을 인수하며 제네릭은 물론 오리지널에 대한 역량 강화도 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사항이다.

올 한해 눈여겨 볼 아시아계 글로벌 제약사로는 일본의 글로벌 제약사인 다케다를 꼽을 수 있다. 다케다는 최근 수년에 걸쳐 과감한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2008년 미국 밀레니엄제약을 88억 달러에 인수하며 항암제 부문을 강화했으며 지난해에는 나이코메드(Nycomed)를 130억 달러에 인수하며 유럽 및 이머징마켓에서의 영향력 강화에 성공했다.

특정 질환에 강세를 보이는 전문제약사의 경우 당뇨 관리 글로벌 강자인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각종 인슐린을 비롯해 GLP-1 유사체 계열 2형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Victoza)를 보유한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주 3회 주사하는 장기 지속형 인슐린 ‘Degludec’의 R&D 결실을 앞두고 있어 강력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올 한해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다각화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투입해도 차세대 블록버스터 발굴이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 R&D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제네릭,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 포함), 소비자건강(consumer health) 등의 영역으로 활발히 사업다각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망한 후보물질을 보유한 바이오테크와의 라이선싱 체결과 이머징마켓 진출이 지속됨은 물론, 유전체학(genomics), 맞춤의학(personalized medicine), 진단(diagnostics) 등 잠재력 있는 영역으로의 과감한 진출도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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