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지자체에서 도시형 보건지소 설립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2005년 11월 노무현 전대총령의 공약사업으로 시작된 도시형 보건지소는 2011년인 지금도 지속적으로 설립되는 중이다. 기존의 읍ㆍ면 단위의 의료사각지대에 존재하는 보건지소와는 달리, 도시형 보건지소는 병ㆍ의원이 밀집해 있는 도시의 중심에 위치한다. OECD국가 최저의 의료수가로 병의원이 운영되는 대한민국에서, 의사 숫자가 십만명을 넘어가고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전문의를 만나볼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과연 도시형 보건지소가 존재할 필요가 있을까.

도시형보건지소 사업 6년이 지난 지금, 과연 도시형보건지소가 애초에 이루고자 하는 목적대로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그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모지역의 도시형 보건지소의 경우, 근무하는 공무원 수만 40여명이다. 이중에 대한민국의 의료인으로서 면허를 갖고 있는 자는 의과ㆍ치과ㆍ한방을 포함한 총 4명의 공중보건의사뿐이다.

결국 도시형 보건지소와 공보의 제도로 인해 도시형 보건지소에 40여명의 공무원 일자리가 생겨나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형국이다.

이곳에서는 지역주민의 예방과 교육'이라는 보건지소 본연의 기능에서 벗어나, 오직 ‘진료실적’을 위해 공보의를 이용한 진료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진료행위 자체가 아니라, ‘최선의 진료’가 아닌 질낮은 ‘싸구려 진료’가 조장된다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최하위의 의료수가, 의료관광국으로 불리는 인도보다도 5배나 낮은 의료수가, 의원 재진수가보다 약국조제수가가 높은 기형적인 의료구조 안에서, 도시형보건지소의 불공정 거래가 의료왜곡을 더욱더 조장하고 야기시키고 있다.

국민들의 행태, 도시형 보건지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도시형 보건지소에서 고혈압, 당뇨병, 감기 등을 진료할 때 진료비 본인부담금은 오직 500원.

이것은 동네의원의 본부 3천원 보다도 훨씬 싼 금액이다. 때문에 환자들은 동네의원이나 의료원에서 진료받고 고혈압, 당뇨병으로 약물치료를 받다가도, 처방전을 들고 보건지소에 와서 “약 이대로 주쇼”라고 한다.

결국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를 처방전 발급하는 ‘처방전 복사기’ 쯤으로 여기는 환자가 많은 실정이다.

진료 시 환자의 이상을 발견하고 세부적인 진료와 검사를 받기위해 병원에 가기를 권유하면, 대부분 “그냥 약이나 주쇼”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의료비가 OECD 최저의 수가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지소의 말도 안되는 진료비 500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병의원의 진료비는 비싸다고 왜곡되어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환자는 최선의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되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환자들은 약을 줘야 진료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와 30분간 상담을 하고도 500원 내는것조차 아깝다고 여기며 상담만 했으니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한다. 5,000원 짜리 짜장면을 아무 말없이 사먹으면서도 의원에 내는 진료비 3,000원을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렌져, 제네시스를 타고 보건소에 방문해서도, 자기들은 불쌍하고 돈없는 서민이라고 주장하며 무조건 싸게, 공짜로 진료해주기 만을 원한다.

그러면서 무리한 요구를 서슴치 않는다. 달랑 500원 내고, 비만클리닉이나 피부클리닉, 각 과 전문의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고 큰병원에서나 진료 가능한 질병에 대해서도 무리한 요구를 한다.

요구가 들여지지 않으면 행패를 부리고 욕설과 폭력을 휘두르는 환자도 있다. 그들의 눈에 보건소 의사는 환자의 요구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500원짜리 싸구려 의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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