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후임자로 내정된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의사들을 우물 안 개구리에 빗댄 발언이 알려지면서 개원가의 비난이 들끓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 내정자는 J일보 2월 24일자 인터뷰에서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우물 안 개구리 마인드를 꼽으면서 의사들을 예로 들었다.

J일보에 게재된 내용을 보면 김중수 내정자는 “우리 스케이트 선수들도 올림픽에서 잘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밖으로 나가 세계와 경쟁해야 합니다”라고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공직사회든, 공기업이든 경쟁을 하지 않는 조직은 변하지 않고 다 똑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중수 내정자는 “의료산업도 그래요. 우리 사회의 가장 우수한 인재가 의사들인데, 왜 미국ㆍ중국의 의사와 경쟁하려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한 뒤, “우리 사회가 경쟁적으로 되려면 같은 일을 하는 외국인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우리는 좁은 한국 안에서가 아니라 세계와 경쟁해야 먹고 살 수 있는 나라예요”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 내정자의 J일보 인터뷰 기사 일부
▲김중수 한은 총재 내정자의 J일보 인터뷰 기사 일부

뒤늦게 김 내정자의 발언을 전해들은 개원가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무엇보다 본인이 한 분야의 전문가이면서 다른 전문 분야에 대해 쉽게 발언하는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A개원의는 “한국은행 총재면 은행금리나 신경 써라”고 지적한 뒤 “전문가라는 양반이 다른 전문분야인 의료문제에 대해 왜 떠드냐”고 비판했다.

B개원의는 “국내 의사들은 경쟁하려고 하는데 다른 나라 의사들이 우수한 국내 의사들과의 경쟁을 피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다른 개원의도 “캐나다와의 FTA에서 의사면허 상호 인정이 결렬된 것은 캐나다 측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 의사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고 거들었다.

이 개원의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는 경쟁력 있는 외국의사가 있다고 생각하냐?”고 묻고, “주 7일 근무, 매일 외래 100명 이상 진료, 24시간 수술 및 응급대기, 야만적인 저수가, 의사에 대한 차가운 시선, 잦은 처방약 삭감, 5배 환수의 고통을 감당할 외국 의사는 없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경쟁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 말고, 제발 경쟁 좀 하게 여건을 만들어 달라”며, “OECD 수준의 진료비를 책정하고, 의대정원도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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