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환자의 42%가 본인이 말기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기암환자 58%, 가족 83.4%가 환자가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환자와(44.2%) 가족의(50.8%) 정서적인 반응으로는 ‘참담함’이 가장 많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팀이 국립암센터와 서울아산병원, 계명대동산의료원, 충남대병원, 강릉아산병원,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등 11개 대학병원의 18세 이상 말기암환자 481명과 가족 3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환자의 56.2%는 의사로부터 직접 들었고, 10.7%는 가족으로부터 알게 된 반면, 28.5%는 상태가 악화돼 추측으로 알게 됐거나, 3.6%는 우연히 알게 됐다.

상태가 악화되어 짐작해서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환자보다는 의사나 가족으로부터 직접 들은 경우에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과 전반적인 삶의 질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로나 통증, 식욕부진 등이 더 적었다.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환자의 정서적인 반응은 ‘참담함’(44.2%), ‘우울과 슬픔’(39.2%), ‘좌절감’(28.0%), ‘아무 생각 없음’(25.1%), ‘상실감’(24.3%) 등이었으며, 그 가족의 정서적인 반응은 ‘참담함’(50.8%), ‘우울과 슬픔’(50.8%), ‘상실감’(29.8%), ‘좌절감’(26.3%), ‘감정 조절의 어려움’(22.2%) 등이었다.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야 하는가?’의 질문에 환자 78.6%가, 가족 69.6%가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60세 미만의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9배(84.7% 대 71.4%),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2.7배(85.5% 대 68.4%), 환자가 의료비를 지불하는 경우에 그렇지 않을 때보다 2.3배(87.4% 대 73.9%) 더 말기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윤영호 박사는 “환자가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정서적 반응은 정상적이며 극복될 수 있는 과정이다”고 말하고, “상태가 악화돼 짐작으로 알게 된 경우보다 의료진이나 가족으로부터 말기라는 사실을 직접 들었을 때 삶의 질이 긍정적으로 나타난 점은 환자에게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할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이다”고 말했다.

그는 “고통 없이 편안하고 가족들에게 부담되지 않으면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환자가 죽음의 과정을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덧붙었다.

한편,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2010년 3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용어설명
-말기암; 암의 진행정도를 나타내는 병기(stage)는 1기, 2기, 3기, 4기로 구분된다. 말기암은 암이 원격 전이된 4기와는 달리 여러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점차 악화돼 수개월내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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