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한 제약회사가 자사 연구소장의 발언으로 발칵 뒤집혔다.

해당 제약사는 1978년 문을 열어 올해로 창립 33주년을 맞은 환인제약. 환인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 중견 제약회사이다.

환인제약 조용백 연구소장은 지난 22일 한 포럼에서 “리베이트는 상품명처방을 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의사들은 격분했다. 의원을 방문한 영업사원을 훈계하고, 본사에 전화를 걸어 따지거나, 이메일을 통해 항의했다. 

일부 의사들은 환인제약의 주력 약물이 정신ㆍ신경 계통인 점에 착안해 신경과개원의협의회와 신경정신과학회 등의 게시판에 조 소장의 발언을 퍼나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환인제약은 당일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열었고, 오후에는 언론사에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회사 최고 책임자까지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움직였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하지만 환인제약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얼어붙은 마음이 쉽게 풀릴 것 같진 않다. 의사들의 사과 요구에 섣불리 응대한 게 화근이다.

환인제약은 사과를 요구하는 의사들의 이메일에 답메일을 보내면서 직접 사과가 아닌 간접 사과 형식을 취했다.

본사의 입장이니 참고하라며, 언론 배포용 보도자료를 첨부한 것이다.

환인제약이 보낸 답메일은 ‘환인제약입니다. 조용백 연구소장님 발언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회사입장을 밝힙니다. 참고바랍니다.’로 시작된다.

이어 ‘연구소장의 발언은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 전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을 전제로 한 실언이다’고 해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니나 다를까. 답신을 받은 의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에 언론 배포용 보도자료를 첨부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는 것이다.

현재 해당 의사들은 재차 이메일을 보내며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또, 다수 의사들이 환인제약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어설픈 해명으로 인해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언론 배포용 보도자료로 사과를 대신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 환인제약의 응대 방법이 상식적으로 납득가지 않는다.

또, 해당 발언자의 개인 사견이므로 본사와 관련 없다는 해명도 동의하기 어렵다. 조용백 소장은 환인제약의 임원이기 때문이다.

환인제약은 이번 논란을 어떻게 풀어 나갈까.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