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인천시의사회 회원들이 의사협회 회관을 찾았다. 선택의원제에 찬성한 경만호 집행부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의협회관에서 경만호 회장의 진심 어린 사죄와 사퇴를 외쳤다.

하지만 그들의 외침을 들어 주는 임원은 아무도 없었다. 경만호 집행부가 전날 예고한 대로 회의를 취소하고, 상임이사회를 서면 보고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결국 구호를 외치고, 성명서를 낭독하면서 한 시간 여 동안 의협회관에 머물던 인천회원들은 ‘다음주 목요일에는 꼭 보자’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회관 현관에 붙여 놓고 자리를 떠났다.

경만호 집행부가 회원을 피해 회관을 비운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도 노환규 전의총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선택의원제 백지화를 요구하며 의협회관 마당에서 단식 투쟁에 들어가자 경만호 집행부는 자리를 비웠다.

당시 노환규 대표의 단식은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 동안 계속되다 시도의사회장들의 만류로 중지됐다.

단식 기간중이던 28일 상임이사회가 예정돼 있던 의사협회는 이사회의를 이틀 앞당겨 개최한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번복하고 당일이 되자 장소를 바꿔 개최했다.

의사협회는 “노 대표의 단식과 전의총 회원들의 항의 방문 이면에는 의료계와 의사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에 일체의 무대응과 무관심으로 대처키로 했다.”고 회관을 비운 이유를 설명했다. 일반회원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의협 집행부는 인천의사회원들의 항의방문을 피한 이유에 대해서도 같은 설명을 되풀이 했다.

한동석 대변인은 “지난 임시총회장이 아수라장이 된 것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사태이며, 그런 일이 되풀이되게 할 수 없다.”며, “이번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항의 방문 의사를 통보한 인천시의사회에 날짜 변경을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는 설명도 곁들이면서 부득이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김남호 인천시의사회장은 폭력을 행사하러 가는 게 아니고, 항의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 지난 임시총회장에서 계란을 던진 노환규 대표는 전날 공개적으로 “현장에 참석하더라도 의협 건물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의사협회의 폭력 사태 운운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셔였다. 

이러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는 끝내 상임이사회를 열지 않았다.

경만호 회장은 자주 회원과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이는 경만호 회장이 그동안 회원들에게 보낸 대회원 서신문 중 일부만 찾아봐도 확인할 수 있다.

회원의 방문에 날짜를 가리는 회장에게 과연 소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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