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건당국이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접종프로그램 품목을 기존 서바릭스에서 가다실로 교체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제약사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HPV 백신접종프로그램의 보험등재 백신으로 미국 머크(북미이외 MSD)의 가다실을 선택했다.

이번 결정은 자궁경부암은 물론 성기사마귀(곤지름) 예방에도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HPV 백신접종프로그램의 초점이 변화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역에서 가다실(MSD)과 서바릭스(GSK)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영국 보건당국 관계자는 “HPV 백신 선정은 여전히 자궁경부암 예방이 최우선이다.”고 전제하고, “비용과 임상적 유익성 모두를 충분히 고려한 끝에 가다실을 선택했으며, 이 모든 것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결정이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에 따라 영국 HPV 백신접종프로그램은 서바릭스를 내년 9월까지만 사용하고, 10월부터는 라이벌 제품인 가다실을 사용하게 된다. 지난 2008년 도입된 HPV 백신접종프로그램은 12~13세 소녀에 접종을 시작하며, 18세까지 따라잡기(catch-up) 접종이 진행된다.

이번 결정은 두 백신의 비용효과분석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의학저널 BMJ 온라인에 실린 연구자료에 따르면, 비용효율성에서 가다실이 서바릭스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또한, 가다실은 항문암과 성기사마귀 등에서 서바릭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됐는데, 4가 백신이기 때문에 보다 광범위한 HPV 혈청형에 예방효과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HPV 백신접종프로그램에서 중요시하고 있는 자궁경부암의 경우 2가 백신인 서바릭스가 암 발생 및 사망위험 예방에 있어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HPV 4가(6, 11, 16, 18형) 백신인 가다실은 자궁경부암과 성기사마귀 예방 모두에 유효성을 제공하지만 서바릭스는 HPV 2가(16, 18형) 백신으로 자궁경부암을 집중적으로 예방한다.

한편, 톰슬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영국 정부의 결정으로 가다실이 매출 상승세에 탄력을 받아 서바릭스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을 집중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백신(서바릭스)과 자궁경부암을 포함한 다양한 HPV 질환에 유효성을 제공하는 백신(가다실)의 치열한 경쟁이 향후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될 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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