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최근 의사협회비 납부 거부 가능성을 시사한 성명서와 가정의학회를 겨냥한 선택의원제 반대 성명서를 연달아 내면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김일호 대한전공의협의회장. 그를 대림성모병원 응급실과 젊은 의사 포럼이 개최된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연달아 만나 봤다.

장영식 기자: 성명서가 연달아 나오니 개원가에서 응원의 목소리가 제법 들립니다. 어떤 선배 개원의는 “죽은줄 알았더니 후배들이 깨어 있었다.”라고도 하고, 또 다른 개원의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고 하기도 하구요. 다만, 일부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구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일호 회장: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나요? 저, 많이 힘듭니다(웃음). 전공의협의회장 중 전문의 시험에서 떨어진 회장이 아직까지 없다더라구요. 제가 1호가 될까봐 걱정이에요.

장영식 기자: 전공의들의 권익과 미래를 위해 뛰다가 떨어진 것일테니 오히려 명예로운 것 아닌가요? 

김일호 회장: 그런가요?

장영식 기자: 의사협회비 관련 성명서에 대해 얘기해 보죠. 직ㆍ간선제 논란과 관련해서 의사협회비 납부를 거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하셨죠?

김일호 회장: 우선 그 부분에 대해 할 말이 있어요. 납부를 거부한다는 건 아니고, 거부할 지를 논의하겠다는 겁니다.

장영식 기자: 협회비 납부 거부를 확정한 건 아니라는 거죠?

김일호 회장: 네, 맞습니다.

장영식 기자: 그렇다면 구체적인 방법을 정했나요?

김일호 회장: 일단 전공의협의회에서 협회비를 걷어 묶어두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회비는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집행부가 들어섰을 때 일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선거방식을 정하는 진행과정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 지는 12일로 예정된 대전협 대의원총회에서논의할 예정입니다.

장영식 기자: 선택의원제에 대해 들어볼까요?

김일호 회장: 의료 환경이 점점 열악해 지면서 기존 선배 의사들보다 젊은 의사들이 살아남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선택의원제는 젊은 의사들의 진입장벽을 높여 젊은 의사들이 더 이상 개원하지 말라는 거나 다름없죠.

장영식 기자: 선택의원제는 절대 반대한다는 말이군요. 지난 5일 가정의학회 학술대회 현장에 가서 학회 참석자들에게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일반의 화’라는 유인물을 나눠주다 제지 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내용이죠?

김일호 회장: 현재 정부는 일차의료 활성화라는 명목 하에 전문의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요. 주요 내용은 인턴제 폐지와 일차진료의로서의 가정의학과 정원 30% 확대, 일반의 제도 폐지입니다. 대신 의사면허와 진료면허를 분리해 2014년 졸업자부터 의대 6년 졸업 후 진료와 개원을 제한합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일반의로 위상이 격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장영식 기자: 학회의 입장은 어떤가요?

김일호 회장: 현재 학회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 차이는 가정의학과 수련기간을 2년으로 할지 3년으로 할지 정도일 뿐입니다. 가정의학과의 미래를 걱정하는 일개 가정의학과 전공의 자격으로 선배들과 동료들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기 위해 나선 거죠!

장영식 기자: 요즘 말 많은 일차의료 활성화에 대한 생각을 물어봐도 될까요?

김일호 회장: 일차의료 활성화는 일차의료기관을 규제하는 방법으로 풀려고 해선 안되요. 저수가 구조를 개선해야죠. 물론 어렵다는 건 알아요. 그렇다고 원인을 방치한 채 곁가지 얘기만 해서는 안되죠.

장영식 기자: 이번에 젊은 의사 포럼을 개최했는데, 취지를 설명해 주세요.

김일호 회장: 이번 포럼은 전국의대ㆍ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연합이 주최했구요, 공보의협의회와 전공의협의회는 도와준 거죠. 그동안 젊은 의사들은 학업에 치여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었죠. 우리 스스로의 미래가 달린 의료계의 문제에도 소홀했구요.

장영식 기자: 모두들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김일호 회장: 이번 포럼은 의대생이 사회와 문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접근했고, 그래서 다양한 연자를 초대해 강의를 꾸몄습니다. 또, 의료계의 문제점과 현안도 소개했고, 참여한 의대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장영식 기자: 정례화 한다는 말이 들립니다.

김일호 회장: 네,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할 겁니다. 자세한 건 안치현 전의련 의장에게 물어보세요.

장영식 기자: 이번 포럼의 의의를 짧게 말해 주신다면?

김일호 의장: 의대생 2만명과 전공의 1만 7,000명, 공보의 3,000명을 모두 더하면 약 4만명에 이르는 거대 집단이 됩니다. 이를 활용해 의료계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이번 행사는 젊은 의사들이 소통의 창구를 열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앞으로 젊은 의사들의 단합된 목소리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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