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약가 제도 개편 및 제약 산업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1박2일 워크숍’, ‘임채민 장관과 제약회장단 면담’ 등을 통해 제약 업계 의견을 일부 받아 들인 새로운 약가 인하 고시를 31일 행정 예고했다. 이번 행정예고안은 지난 8월 발표했던 내용과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이번 행정예고안은 지난 8월 발표 내용에 비해 소폭 완화됐지만 일괄인가 등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약산업 지원책을 구체화한데 그쳤다는 평가다.

판도라의 상자라고 불리던 제약계 판관비 내역을 공개하면서까지 단계적 약가인하를 요구ㆍ기대 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괄인하는 유지…인하 품목 53%↓ㆍ조정 시기 1개월 늦춰

변경된 약가고시 주요 내용 및 앞으로 추진할 정책패키지 방향을 살펴보면 먼저 이번 약가고시는 지난 8.12 발표내용의 큰 틀(일괄 약가인하)을 유지하면서 약가 인하 예외 품목을 확대, 종전 62%에서 53%로 줄었다.

즉 8월 발표안대로라면 1만4,000품목 중 8,700품목이 약가인하 대상이지만 이번 고시에서는 소폭 완화돼 7,500여 품목만 인하대상이 되는 것이다.


또한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 조정 시기도 2012년 3월에서 2012년 4월로 1개월 늦춰졌다.

이 같은 미세 조정으로 정부의 목표 절감액은 종전 2조 9,000억원에서 2조 5,000억원으로 약 4,000억원 낮춰졌다.

▽제약업계 “중요한 부분은 반영 안돼”
그 동안 제약업계는 일괄 약가인하가 이뤄질 경우 그 파급력이 너무 커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단계적 인하를 요구해왔다.

이에 복지부는 업계의 의견을 광범하게 수렴했다는 새로운 약가제도 고시를 발표했지만 제약업계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새로운 약가인하 고시는 단계적 약가인하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8월 발표안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복지부가 광범위하게 제약계 의견을 수렴했다는데 도대체 어디가 반영됐다는 것이냐.”며 “약가인하 당사자인 제약기업의 건의 등이 입안예고 어느 곳에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그대로 밀어붙이고 일부 완화책은 그저 생색내기용이다.”며 “제약 산업 육성 지원 계획도 수립한다지만 그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느냐. 혁신형제약기업도 일부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라며 새로운 약가인하에 대한 반대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한편 제약협회는 이번 입안예고에 대한 법적 대응을 통해 제약업계 요구의 정당성을 입증할 것을 밝히고 100만인 서명운동, 제약인 총 궐기대회, 생산중단 등 이미 계획된 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