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자 의약품 조제ㆍ판매, 복약지도 미비, 비위생적 조제환경, 의약분업 예외지역에 만연한 불법행위 등 약국가의 문제점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일반약 슈퍼판매 논의와 더불어 공중파 방송에서 잇따라 약국의 문제점들을 폭로함에 따라 약사들의 위기감은 더욱 팽배하고 있다.

최근 MBC ‘불만제로’는 조제도구와 투약병의 위생문제를 지적했으며, KBS ‘소비자고발’은 조만간 의약분업 예외지역 약국의 5일분 이상 조제, 향정약품 판매 등 불법행위에 대해 방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만제로’ 방송에 따르면 아이의 물약 병 속에 짚신벌레가 들어있기도 했고, 알약을 가는 믹서기의 위생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서로 다른 환자의 약이 섞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같은 모습을 본 국민들이 약국을 신뢰할 수가 있겠나. 특히 의약품이라는 특성상 어쩌면 식품보다 위생문제에서 더 민감한 부분인데,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가 성인약 성분이 남아 있는 믹서기에서 아이의 약이 갈리는 것을 용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약사들이 위기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정공법’으로 정면돌파 하는 것이다.

일반약을 슈퍼에 빼앗길 것을 고민하며 안된다고 목소리만 높이지 말고, 본인들의 일을 먼저 충실히 수행한 후 권리를 주장해야 국민적 설득력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약사들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이지만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은 복약지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한약사회가 억대의 예산을 들여 일반약 복약지도 스티커까지 만들어 전국 약사들에게 배포했지만 정작 약사들이 잘 활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약국에서의 협조가 절실해 보인다.

약사사회는 성토에 앞서 자성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진부하긴 해도 이게 정답이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