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약개발은 어떤 치료영역에서 얼마나 이뤄지고 있을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공개한 지난해 국내 의약품 임상시험 현황분석 자료를 통해 알아봤다.

▽국내 임상시험 증가 추세
식약청은 2009년에 승인한 임상시험은 총 400건으로 전년도 400건과 동일하게 현상유지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여년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증가 추세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도 분석할 수 있으나, 2008년말부터 시작된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한 신규투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승인 건수가 현상유지를 했다는 것은 예년의 증가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내(Local) 임상시험은 2008년 184건에서 2009년 198건으로 증가했고,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도 2008년 61건에서 2009년도 76건으로 증가하는 등 국내 개발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국내 임상시험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신약개발 초기단계 발전
2009년 국적 분류로는 다국가(Multinational) 임상시험(202건)이 국내(Local) 임상시험(198건) 보다 약간 앞서 있으나, 그 비율은 2008년(다국가 임상시험 216건, 국내 임상시험 184건)에 비해 다국가 임상시험 건수가 소폭 감소했고, 임상시험 단계별로는 2009년 3상이 151건(38%)로 가장 많았으며, 1상 84건(21%), 2상 83건(21%) 등의 순으로 2008년 3상 163건(41%), 1상 87건(22%), 2상 84건(21%) 순보다 3상의 비율이 소폭 감소했다.

특히, 다국가 임상시험에 있어서, 신약개발 초기단계 임상시험인 0ㆍ1ㆍ2상 임상시험 비율은 2006년 18.5%, 2007년 33.8%, 2008년 34.3%에서 2009년 36.1%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이는 국내 임상시험기관의 의료 전문인력과 시설 등 인프라 및 임상시험의 질적 수준이 점차적으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 가고 있다고 분석된다.

또한, 2008년과 2009년에는 신약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임상시험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정식 임상시험(1ㆍ2ㆍ3ㆍ4상) 이전에 소용량의 의약품으로 인체 내 약리학적 특성을 탐색하는 제한된 범위의 0상 임상시험도 연구자 주도로 각각 1건씩 승인된바 있어 국내 신약개발 기술이 축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임상시험사의 분산 임상시험 신청 의뢰자별로는 2008년 한국화이자제약(28건, 7.0%), 글락소스미스클라인(26건, 6.5%), 서울아산병원(15건, 3.8%), 한국베링거인겔하임(14건. 3.5%), 서울대병원(13건, 3.3%) 순으로 상위 5개사 점유율이 24.0%였다.

2009년에는 한국노바티스(19건, 4.8%), 퀸타일즈트랜스내셔널코리아(17건, 4.3%), 한국얀센(15건, 3.8%), 한국화이자제약(14건, 3.5%), 바이엘코리아(13건, 3.3%) 순으로 상위 5개사가 전체 임상시험의 19.5%를 차지해 임상시험이 점차적으로 특정회사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회사로 분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 집중
지역별로는 서울(57%) 및 수도권(12%)에서 대부분의 임상시험이 실시되고 있었으며, 지방에서도 대구ㆍ부산ㆍ인천ㆍ광주 등 주로 광역시에서 실시되는 임상시험 건수가 높아, 아직 임상시험은 주로 대도시에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국내 임상시험기관별로는 총 135개 기관(2009년말 현재) 중, 2008년과 마찬가지로 2009년에도 서울대병원(144건, 36.0%), 서울아산병원(138건, 34.5%), 삼성서울병원(132건, 33.0%),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127건, 31.8%),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85건, 21.3%) 등 이른바 빅5기관이 두각을 나타냈으며, 10위권 내에는 고려대안암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경북대병원, 가천의과대중앙길병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임상시험수행 빅5에 편중
2009년 다국가 임상시험은 서울아산병원(104건, 51.55%), 삼성서울병원(101건, 50.0%),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93건, 46.0%), 서울대병원(78건, 38.6%),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51건, 25.3%)순으로 나타났다.

다국가 신약개발 초기 임상시험(0ㆍ1ㆍ2상)은 서울아산병원(35건, 48.0%), 삼성서울병원(34건, 46.6%),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33건, 45.2%), 서울대병원(22건, 30.1%),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14건, 19.2%) 순으로 빅5기관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국립암센터(8건, 11.0%)가 다국가 초기 임상시험 6위를 차지해 다국가 초기 임상시험 중 항암제 임상시험 비중이 주가 됨을 알 수 있다.

▽항암제 임상시험 주춤
2009년도 임상시험 치료영역별로는 2008년도와 유사하게 종양(99건, 24.8%), 심혈관계(61건, 15.3%), 내분비&대사성 질환(48건, 12.0%) 의약품의 임상시험이 전체의 1/2 가량을 차지했으며, 이는 전 세계적인 신약개발 R&D 추세와 국내 질병의 선진국화의 결과반영이라 이해된다.

임상시험 치료영역별로 수위를 차지하는 항암제 임상시험 현황은 2005년(38건), 2006년(48건), 2007년(79건), 2008년(105건)으로 계속 증가하다가, 2009년(99건)으로 다소 감소하였는데, 이는 항암제 개발에 매진하던 신약개발 추세가 질병의 다변화와 함께 점차 여러 분야로 확대되어 가는 현상을 보인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항암제 대상 질환(암종)으로 분류하여 볼 때, 2008년에는 비소세포폐암(19건)이 가장 많았으나, 2009년에는 유방암(19건), 간세포암(12건), 위암(12건)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승인 처리기간 단축
식약청에서 2007년에 시작돼 2008년부터 활성화된 전자민원창구(기쁘다; ezdrug system)를 통하여 제출된 임상시험계획 승인 처리기간을 분기별로 분석한 결과, 2008년에는 평균 40.7일이 소요됐으나, 2009년에는 35.4일로 단축됐고, 특히 가장 최근인 2009년 4/4분기에는 33.3일로 나타나, 새로 도입된 전자민원창구가 정착돼 국내 임상시험의 신속승인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피험자 보호에도 신경써야
식약청의 2009년까지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임상시험은 치료영역별이나, 임상시험 단계별 모두 글로벌 임상시험과 유사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고, 특히 국내 임상시험이 2008년말 불어 닥친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현상유지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지난 10여년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증가 추세에 힘입어, 2008년말부터 시작된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한 신규투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규 임상시험승인을 현상유지 하였다는 것으로서 예년의 증가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같은 국내 임상시험의 성장은 국내의 임상시험 전문인력 및 의료의 질 전반에 대한 수준향상과 그간의 합리적인 규제완화 등 산ㆍ학ㆍ관이 함께 노력한 결과로 식약청은 판단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임상시험 분야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앞으로는 피험자의 권리, 안전, 복지의 보호를 위한 체계적인 임상시험관리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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