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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의대정원을 줄여야 할 때다노환규 전 의협회장, “정원 확대는 경쟁심화로 윤리붕괴ㆍ젊은 세대 부담증가 부를 것”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23.11.21 6:0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이 OECD 통계를 근거로 지금은 의대 정원을 증원할 때가 아니라 감원할 때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 행태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전 회장은 최근 유튜브 ‘전문가TV 온토리’ 채널에 출연해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노 전 회장은 “의대정원 증원은 굉장히 큰 문제를 안고 있고 강행되면 적지않은 재앙이 올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서울대 김윤 교수의 주장의 허구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라며 출연 배경을 밝혔다.

노 전 회장은 의대 증원이 가져오는 효과와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 전 회장은 “은퇴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 배출되는 의사들과 경쟁할 나이가 아닌데다 오히려 젊은 의사를 고용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따지면 의대정원을 증원하면 오히려 좋은 점이 더 많다.”라고 말했다.

먼저, 노 전 회장은 “요즘 의대 증원이 굉장히 큰 이슈다. 정부는 언론 플레이를 통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라며, “의료계가 조용하고, 정부에 협조적인 언론도 의사가 부족한 이유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으며, 야당인 민주당도 여당 시절 의대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의대 증원과 필요성이 당연시 되는 있다.”라고 우려했다.

노 전 회장은 “정부와 김윤 교수는 인구 1,000명당 OECD 평균 의사수가 3.7명이고, 독일은 4.5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5명으로 적다고 주장한다. 또, 의사수가 적어 필수의료 분야 의사도 적고 지역의료도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라며, “하지만 일본과 미국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평균 보다 적은 건 사실이다. 그런데 OECD 38개 국가중 의사수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OECD 평균보다 2.6배 빠른 속도다. 시니어 의사의 비율을 보면, OECD 평균인 34%인 반면, 우리나라는 55세 이상 시니어 의사 비율이 23%로 굉장히 낮다.”라고 덧붙였다.

노 전 회장은 “의사 증가 속도만큼 의사의 밀도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땅이 좁아서 의사들이 몰려 있다. 우리나라 의사 밀도는 네덜란드, 이스라엔 다음으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의사를 언제든지 손쉽게 만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노 전 회장은 우리나라의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증거로 평균 여명과 국민 건강 수준을 제시했다.

노 전 회장은 “정말 의사가 부족해서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이 오래 살 수 없다. 태어난 아이가 앞으로 얼마나 살지 지표를 평균 여명이라고 한다. 2019년 OECD 평균여명이 81세인데, 우리나라는 83.3세로 무려 5위다. 즉, 국민이 건강하다는 말이다.”라고 언급했다.

노 전 회장은 “국민이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은 의료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의사 수가 많은 1위부터 12위까지 국가와 34위 일본, 35위 대한민국을 비교해 보면, 의사 수가 많은 국가들의 평균 여명이 우리나라보다 한 참 뒤쳐져 있다.”라고 강조했다.

노 전 회장은 “예방할 수 있는데 사망한 지표, 치료를 받으면 치료되는 병인데도 사망한 지표를 봐도 압도적으로 낮다. 즉 치료를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45세 이상의 뇌경색 환자 사망률도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낮다. 자궁암 치료 성적도 좋고, 식도암 치료 성적 월등도 좋다.”라며, “의사는 부족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노 전  회장은 OECD 국가와 우리나라의 백내장 수술과 고관절 치환술 대기시간도 비교했다.

노 전 회장은 “OECD 평균 44%는 백내장 수술을 받기위해 3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노르웨이는 백내장 수술을 받으려면 3명중 2명은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라며, “반면, 우리나라는 당일 수술도 가능하다. 어느 병원에서, 어느 의사에게 받을까 고민한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백내장 뿐만 아니라 고관절 치환술도 마찬가지다.”라며, “노르웨이, 포르투갈, 코스타리카, 에스토니아, 칠레 등은 수술을 받기 원하는 환자 10명 중 8명은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라며, “이 같은 지표가 우리나라 의사는 부족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노 전 회장은 의사가 부족해서 지방 의료와 필수 의료가 무너지는 게 아니라고 했다.

노 전 회장은 “김윤 교수는 인구 1,000명당 서울에는 의사가 4.7명이 있는데 세종에는 1.94명, 전북에는 3.11명 밖에 없어서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방에 있는 환자가 지방에서만 진료를 받는게 아니다. 본인이 원해서 서울로 온다. 지방 의료가 무너지는 이유는 의사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건강보험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본인 돈이 덜 들어가게 됐다. 치료를 받을 때 예전에는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특진비가 있어서 진료비가 비쌌고 중소 병원이나 개인 병원은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진료비 부담이 낮아졌고, 실비보험으로 또 커버가 된다. 큰 병원에 가는 장애 요소가 없고, 교통이 발달하다보니 지방에서 손쉽게 서울에 올라와 수술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OECD 통계를 보면, 대한민국의 농촌 의사 비중이 OECD 국가들 중에서 높은 국가에 속한다. OECD 평균보다 의사 숫자가 많은 나라가 오히려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이 더 심하다. 즉, 의사를 많이 뽑아야 농촌에 의사가 갈 거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정부가 필수의료가 무너지는 이유를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 전 회장은 “필수의료가 무너진 이유는 터무니없이 낮은 의료 수가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OECD 평균에 비해서 진료를 2.5배 더 받는다. 그러면 의료비를 더 많이 써야 한다. 2019년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은 OECD 평균의 83.3%만 쓰고 있다. 의료 이용은 2.5배 많이 하는데 의료비는 더 적게 쓴다. 외래도 많이 이용하고, 입원도 많이 하는데 의료비 지출이 더 적은 것은 의료비가 싸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GDP 대비 의료비 지출을 봐도 우리나라는 OECD 평균의 50% 수준이다.
OECD 국가는 GDP 평균 0.6%를 의료비에 쓰는데, 우리나라는 0.3%만 쓴다. 의료를 많이 이용하는데 비용을 적게 낸다. 서비스는 2.5배 많이 이용하는데 비용은 50~83%에 불과하다면 서비스 단가가 OECD 평균의 25%에서 3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OECD 발표에 따르면, 병원비 수준도 OECD 평균의 66% 정도다. 200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비 원가분석을 한 결과, 원가보전율이 73.9%였다. 의사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만원의 비용이 들었을 때, 환자에게 받는 진료비와 건강보험공단에서 받는 비용을 합했을 때 7,390원이라는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노 전 회장은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연세대 산학협력단에 요청해서 ‘일산병원 원가계산시스템 적정성 연구’를 수행한 결과, 전체 의료기관의 원가보전율이 69.6%로 나왔다. 의원급의 원가보전율은 62.2%였다. 만 원을 들여서 환자를 진료하면 받는 비용이 6,220원이라는 거고, 1,000만원 들었으면 622만원을 받는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원가 보전율이 낮은데 의사들이 어떻게 버티는지 의아할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면 CT, MRI, PET 장비 수가 OECD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 대학병원 가면, MRI 찍을 때 새벽에 오라고 한다. 검사는 원가보전율이 굉장히 높아서 쉬지 않고 돌린다. 이런 걸로 커버한다.”라고 예를 들었다.

노 전 회장은 “원가 보존은 환자의 적정 진료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데 우리나라 의사들은 진료 시간을 지킬 수 없다. 그래서 1분 진료, 3분 진료 이야기가 나온다. 제도가 문제가 많다. 장비도 많고 검사도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의대수가 늘면 경쟁이 심화되고 윤리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생내장이라는 단어가 있다. 백내장이 아닌데 백내장으로 진단하고 수정체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일부 브로커들과 결탁한 의사들이 많이 해왔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문제가 된 일이다.”라고 언급했다.

노 전 회장은 “그런데 지난해 대법원에서 모든 백내장 수술을 일괄 입원 처리하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즉, 그동안 모든 백내장 수술을 입원으로 처리해서 실손 보험 혜택을 받았는데, 대법원에서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백내장으로 진단받고 입원으로 인정받아 수술비를 조금 내는 게 어려워진 것이다. 결국 백내장 수술이 4개월 사이에 20분의 1로 줄었다. 100이 5로 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법원의 과도한 판결 문제도 짚었다.

먼저 소청과 전공의 지원 미달과 이대목동병원 교수 구속 판결 예를 들었다.

노 전 회장은 “법원이 선의를 가지고 진료하는 의사들을 범죄자로 내몰고 있다. 소청과 예를 들면, 2014년도 전공의 지원율이 수도권ㆍ비수도권 모두 100%를 넘었는데, 2023년도는 수도권 36%, 비수도권 5.6%로 떨어졌다. 지원 자체도 안하고, 지원한 뒤 중도 포기하는 전공의도 많다. 이는 2018년 이대목동병원의 교수들을 구속한 사건이 원인이다.”라고 주장했다.

노 전 회장은 “간호사의 잘못을 관리소홀 책임을 물어 의사들을 구속했다. 결국 모두 무혐의로 나왔다. 이 사건이 의료에 미치는 파장은 어마어마하게 컸다. 결국 소청과 지원자가 10분의 1로 줄었다.”라고 말했다.

환자의 동의 없이 폐를 절제한 대학병원이 11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판결도 예를 들었다.

노 전 회장은 “폐를 쐐기 모양으로 잘라내는 걸 쐐기 절제술이라 하고, 폐의 3분의 1, 도는 2분의 1을 잘라내는 수술을 폐엽 절제술이라고 한다.”라며, “흉부외과 의사가 환자에게 처음에는 쐐기 절제술로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는데, 수술하다 보니 염증이 생각보다 더 퍼져 있었어 쐐기 절제술을 하지 않고 폐업 절제술를 했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그런데 환자가 소송을 걸었고, 대법원까지 가서 의사가 환자에게 11억원을 물어내라는 판결로 확정됐다.”라고 설명했다.

노 전 회장은 “폐는 떼면 금방 채운다. 폐엽 절제술 후 운동 기능이나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운동 선수라면 운동 기능에 약간의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일반 사람이라면 지장이 없다. 환자는 의사 덕에 완전히 건강을 찾았고, 11억원이라는 거액 배상금까지 받게 됐다. 어느 의사가 이런 일을 계속하고 싶겠나.”라고 우려했다.

노 전 회장은 “필수 의료가 무너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은 많고 대우는 제대로 안 해주고 언제든지 범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의대정원 증원의 두가지 문제로 ‘경쟁심화로 인한 윤리 붕괴’와 ‘젊은 세대의 부담증가’를 지적했다.

먼저 과잉경쟁과 윤리 실종 문제를 짚었다.

노 전 회장은 “1985년부터 2015년까지 30년 동안 인구가 37.6% 증가할 때 의사수는 438.6% 증가했다. 의사 수 증가가 인구 증가 속도보다 11.7배 빠르다.”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의사 한 명당 인구가 1980년에는 1,600명대 였으나, 2030년에는 200명대로 하락한다. 국민 200명 당 한 명이 아파야 의사 한 명을 먹여살릴 수 있다.”라며, “의사 숫자가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의료 서비스는 다른 서비스와 다르다. 다른 물품은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없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할 수 없다. 하지만 의사는 수요를 창출한다. 경쟁이 심화되면 윤리가 무너지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라며, “의사수 증가는 과잉진료와 윤리 실종으로 이어진다. 의사는 절대로 무한 경쟁환경에 놓이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세대의 부담증가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젊은 세대의 부담 증가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대한민국은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가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가는데 154년이 걸렸고, 미국 94년, 독일 77년이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26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노인이 급격하게 늘면, 의료비가 많아지고, 젊은 세대의 부담이 커진다. 젊은 사람이 노인의 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데 오히려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결국 노인의 의료비를 낮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라며, “의사를 뽑으면 의료비가 더 늘어나고 부담이 커진다. 지금은 의대 증원이 아니라 감원을 고려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이 의료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노 전 회장은 “정치권이 표 떨어지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 통제를 하지 않는다. 환자가 의료기관을 많이 이용하면 환자의 이용을 제한해야 하는데, 병원에 돈을 안 주는 식으로 해결한다. 이런 나라가 어디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론은 의대 증원이 아니라 오히려 감원을 논의해야 한다. 또, 의료 소비자의 병원 이용을 줄이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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