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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소아환자 진료기관 지정, 의협 의견은?행정ㆍ재정지원없이 의무만 강제할 수도…법적리스크ㆍ악성민원 대책 필요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23.11.17 0:16

“야간ㆍ공휴일 소아환자 진료기관 지정제는 충분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행정ㆍ재정 지원을 약속하고 결국엔 의무만 강제하면 의료기관이 운영을 포기할 것이다. 또 법적 리스크, 악성 민원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대한의사협회는 ‘응급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관련해 각 산하단체 의견조회를 통해 정리된 의견을 16일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9월 12일 응급실 과밀화 해소와 소아환자에 대한 의료 공백 방지를 위해 야간 또는 공휴일에도 소아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응급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에는 야간 및 공휴일에 소아환자에 대한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전무하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통해 야간시간대와 공휴일에 소아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병원을 지정해 운영중이다. 

하지만 부산, 울산, 강원, 전남, 경북 등 다수 지역은 야간 및 공휴일에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아예 없거나, 운영하고 있는 지역이더라도 접근성이 떨어져 소아환자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를 통해 지원을 하고 있다보니, 의료기관이 참여를 기피하고있는 실정이다.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야간 및 공휴일에도 소아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종합병원을 비롯한 병원급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의원급 의료기관도 야간 및 공휴일에도 운영할 수 있도록 폭넓게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김도읍 의원은 “전국적으로 소아 의료 인프라가 감소해 국민의 소아의료 접근성이 저하되고 있고, 특히 지방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법안을 마련했다.”라며, “보건당국과 아동병원협회 및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계와 어렵게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한 만큼, 정기 국회 내 법안을 통과시켜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의견서를 통해 “실효적인 수준의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으로, 현재 소아 의료에 기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의사협회는 “소아 환자는 진료과정에서 많은 인적ㆍ물적ㆍ시간적 자원을 요구하며, 환자와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어 보조 인력이 필요하고, 환자파악에 소요되는 시간도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소아진료는 성인진료와 달리 체중, 나이를 모두 고려한 약물 처방이 필수이며, 작은 체구와 신체구조로 인해 모든 시술이 고난이도다.”라며, “야간진료까지 시행하면 병원이 부담해야 하는 인적ㆍ물적 자원은 더욱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소아진료의 특성을 고려해, 소아진료에 대한 합당한 재정적, 행정적, 수가 등 기타 명확한 보상체계가 마련되고 폭넓게 적용돼야,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라고 주장했다

의료기관의 서비스 제공 강제화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의사협회는 “소아진료와 야간ㆍ휴일 진료에 대한 충분하고 폭넓은 지원이 제공되지 않고, 의료현장의 현실과 상응하지 못한 수준이라면 그 재정적 손실이나 기타 부담은 오롯이 의료기관의 몫이 될 것이다.”라며, “과거 유사사업의 사례를 봐도, 지원과 보상을 약속받아 의료기관들이 참여했으나, 충분한 지원없이 의료기관의 의무만을 강요하는 강제적 환경이 조성돼, 의료기관들이 운영을 포기했다.”라고 전했다.

의사협회는 “이러한 사례가 이번 제도에서도 반복돼 의료기관에게 야간ㆍ휴일의 소아진료를 강요하는 형태가 되면, 참여했던 의료기관들은 과거 사례와 마찬가지로 운영을 포기하고 특정 응급의료기관의 책임과 역할만 강요하는 형식으로 비효율적인 환자의 편중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의사협회는 “소아 진료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보다 분명한 국가적 목표와 함께 각 지역의 여건과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라며, “의료 역량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의료기관 지원 체계 마련은 각 지역 사회의 현장에 있는 의료전문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취합하고 협력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소아응급진료를 위해선 법적 리스크와 악성 민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의사협회는 “소아 환자 진료는 많은 집중력과 에너지를 요하지만, 진료 결과에 따른 소송과 악성 민원은 매우 높아 의료진이 해당분야를 떠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법적 리스크에 대한 논의와 악성 민원에 대한 대안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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