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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탈출 막으려면?전공의협의회, 기피과 탈출? 필수의료 투자ㆍ의사 자율성 보장만이 해결책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23.06.13 0:10

“필수의료에 투자하지 않고, 의사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소청과 의사들의 탈출은 계속될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12일 필수의료 기피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접근 방식이 소아청소년과 탈출 학술대회가 열리게 된 배경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 11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소아청소년과 탈출을 위한 학술대회’를 열었다. 미용ㆍ통증 클리닉 등으로 전환을 희망하는 소청과의사들에게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 소청과 의사 800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아이들을 위해 소청과를 선택했는데 이 상태로는 아이들을 진료할 수 없겠다고 판단해 소청과 탈출 학술대회를 기획했다. 수도없이 대책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소청과 의사들이 소아과를 운영할 수 없을 정도의 정책을 펴왔다.”라고 아쉬워했다.

임 회장은 “씁쓸하지만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번 주 여당에서 소청과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하기 위해 테스크포스를 시작했고, 위원으로 참여한다.”라며, “내년에는 소아과 탈출 학술대회가 아니라 아이들을 더 잘보기 위한 학술대회를 하는 상황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대전협은 “우리나라는 기피영역 의료인력 수급 문제에 대해 의사 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논의가 주를 이루고, 연도별 배출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기피영역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다.”라며, “정부기관 및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연간 배출 의사 수 증원 주장은 주로 OECD 인구 1,000명 당 의료인 수, 임금노동자 대비 의사 평균 임금에 대한 국제비교,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의사인력 추계 결과 등으로 뒷받침된다.”라고 설명했다.

대전협은 “그러나 구체적인 통계를 보면 임금 및 근로시간 산출에 있어 전체 의사 수의 10%에 해당하는 전공의를 제외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다.”라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근무일수 226일, 근무시간 주40시간으로 가정해 의사 수 부족을 추계하고 있으나, 현실의 전공의의 경우 주당 100시간, 320일 가까이 근무하는 것이 예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기피영역 의료인력 수급 정책에 있어 단순히 의사 총량에 대한 논의만이 아니라 각국 보건의료체계의 경로, 재원조달 방식, 의료공급체계, 의료인 간 업무 분장, 의료이용 제한 기전의 유무 등을 고려해 기존 의료인력 재배치 방안을 포함한 여러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기피영역 의료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국민건강보험 개혁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입장이다.

먼저, 대전협은 GDP 대비 정부 보건지출 확대를 주문했다.

대전협은 “대한민국 정부 공공보건지출은 GDP 대비 5.6%(총 지출의 59%)로 동유럽 및 아프리카 주요 국가 수준이며, 공공공급자는 5.7%에 불과하다.”라며, “G7 선진국은 GDP 대비 10% 수준인 총 보건지출의 80% 이상을 공공영역이 담당하고 있으며 공공병원도 30%에 육박한다. 대한민국 정부와 보험자는 민간공급자를 활용한 단일보험제도 내에서 중중응급 의료에 대한 투자의지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2017년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연간 의료비 지출은 OECD 평균의 68.2%에 그치는 수준이다.”라며, “이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진료건수가 17.2회로 OECD 3배에 육박하는 것을 고려할 때 놀라운 수치이다.”라고 꼬집었다.

대전협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국고보조금 비율은 13.2%로, 대만 23.1%, 일본 27.4%, 프랑스 52.3%에 비하면 턱없는 수치이다. 급여 중 건강보험료 비율을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6.12%(현재 7.09%), 일본 10%, 독일 14.6%, 프랑스 13% 등에 비해 낮다.”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현실적으로는 고령화에 대비하고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간접세 등을 활용, 보건재정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소아청소년과, 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보건재정을 순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국민건강보험법 상 명시돼 있는 건강보험요율 8% 상한을 폐지해야 하며, 영구적인 건강보험 국고보조금이 필요하다. 점진적으로 보험재정의 최소 30% 수준을 국고지원금에서 담당하도록 지출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전협은 건강보험제도 내 보험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대전협은 “단기적으로 소아청소년과, 뇌혈관수술 등 기피 분야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라며, “의대 정원을 확대해도 최소 10년 뒤 의사 수가 배출되지만, 건강보험제도 개혁은 그보다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대전협은 “단일보험자의 비대화로 인해 구매계약 기능이 마비돼 일방적인 정책만 추진되며, 보험자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이 오늘의 문제점이다. 실제로 보험자가 두 개 이상이라면 소아청소년과 진료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선진국 사회보험은 대부분 다수 보험자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일본,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대부분 국가가 그렇다. 한국 및 대만 정도만 선진국 중 전국민건강보험을 강제화하고 있다.”라며, “장기적으로 다보험자 전환을 검토해봐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대전협은 독일의 경우 전국민의 보험 강제가입은 유지하는 동시에 국민이 보험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네덜란드도 보험자 간 경쟁 및 공급자와의 선택적 계약을 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대전협은 “이들 국가의 모형을 참고해 기피 분야에 대한 민간 진료에 대한 부분 검토도 해볼 수 있다.”라며, “중증응급의료, 소아, 분만 등에 대해 이원화 민간진료 도입을 통해 기피 분야 공급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배출된 의사가 필수의료 영역에 잘 정착하도록 제도적 유인이 필요하다. 젊은 의사들은 진료 현장에서 의사의 전문성이 존중받고 지지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현재의 문제는 의사 수를 늘려도 의사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으면 결국 해결할 수 없다.”라며, “사회가 의사 수에만 집중하는 사이, 소청과 기피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와 보험자가 필수의료에 투자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의사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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