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학력제한의 부당함을 알리고 국민에게 ‘간호법 재논의’를 호소하던 대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 곽지연 회장이 탈수 증상으로 다시 한번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지난 4월 25일부터 국회 앞에서 9일째 단식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곽 회장은 단식 6일째가 되던 지난 4월 30일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음에도 병원 후송을 거부하다가 당시 단식투쟁 현장을 찾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왕진의사 권유로 병원으로 한 차례 후송되기도 했다.

단식으로 힘겨운 상황임에도 곽지연 회장은 3일 개최된 전국 공동 궐기대회에서 국민께 ‘간호법 재논의’를 호소하겠다는 의지로 무대에 올랐다.

곽지연 회장은 “간호법 당사자인 간호조무사가 간호인력 처우개선을 해준다는데 왜 반대하고 목숨 건 단식까지 하는지 국민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지난 2년간 입이 아프도록 간호조무사 이야기를 했음에도 민주당과 간호협회가 간호조무사를 외면했기 때문에 단식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곽 회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거창한게 아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달라는 것이며, 반헌법적인 간호조무사 ‘고졸’ 학력제한을 없애 달라는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간호조무사가 국민건강을 위해 더 배워서 더 좋은 간호인력이 되겠다는데 간호사가 무슨 권한으로 안 된다고 하는가?”라며, “우리나라 다른 직역은 특성화고, 학원, 전문대에서 모두 공부할 수 있는데 인간의 생명을 간호하는 간호조무사는 왜 배움의 길이 고졸로 막혀 있어야 하는가?”라고 간호조무사 차별 해소를 촉구했다. 

아울러 곽 회장은 “전문대 간호조무과 개설은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대 간호조무과를 졸업해도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시험 응시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전문대 간호조무과 학생이 간호조무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려면 간호학원에서 다시 공부해야 한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국민도 이해 못할 것이다. 이러한 부당내용이 간호법안 제5조제1항제1호에 있다.”라고 말했다.

곽 회장은 “간호법 제5조제1항제1호는 위헌이다. 규제개혁위원회도 지적했고, 헌법재판소도 인정한 부분이다.”라며, “위헌법안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으니 국회에서 간호법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곽 회장은 “간호법안에 대해 국회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게 국민의 도움이 필요하다. 간호조무사도 대한민국 간호인력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게 간호법 재논의를 국민이 도와 달라. 간호조무사가 국민건강을 위해 더 좋은 간호를 제공할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곽 회장은 호소문 낭독 후 현장 참여 간호조무사 회원 및 보건복지의료연대 참가자와 함께 간호법 반대 투쟁을 이어갔으나, 탈진 탈수 증상이 악화되어 대기중이던 119 구급차를 타고 긴급히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곽지연 회장은 긴급 검사를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단식투쟁 연장 여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국회 앞에서는 서울시간호조무사회 회원과 방사선사, 응급구조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등 1,000여 명이 연가를 내고 ‘간호법 강행처리 민주당 규탄’을 외쳤다.

더욱이 서울시 소속 개원가 원장들은 간호조무사 등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연가투쟁에 참여하자 진료를 단축하고 같이 현장에 참여하면서 ‘간호법 폐기’, ‘민주당 규탄’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이번 연가투쟁은 서울지역을 비롯해 전국 13개 지역에서 이뤄졌다.

간호조무사협회는 전국에서 연가투쟁에 참석한 간호조무사가 총 1만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오는 11일 2차 연가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며, 17일에는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전면 연대총파업으로 간호법과 면허취소법을 강행처리한 민주당을 규탄하고 대통령에게 재의를 호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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