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이 17일 약사법 전문약사 조항에 관한 헌법소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제출에 앞서 임 회장은 “전문약사는 지난 2020년 4월 7일 약사법 개정으로 신설된 것으로, ‘약사자격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고, 약사 업무의 전문화를 통해 보건의료의 질을 향상’ 시키기 위함을 개정이유로 밝히고 있다.”라며, “그러나 약사법에서는 전문약사의 교육과정, 자격인정 절차 및 전문과목에 대한 규정이 없이 대부분 사항을 하위 법령에 위임하고 있어 예측 가능성이 없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현재 입법예고돼 있는 ‘전문약사의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안)’을 보면, 전문과목이 내분비, 노인, 소아, 심혈관, 감염, 영양, 장기이식, 종양, 중환자로 규정돼 있어, 현행 병ㆍ의원 과목분류 등 의료체계와도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꼬집었다.

임 회장은 “전문의 제도는 수련 강도와 환자에 대한 임상경험, 교육 내용이 초인적인 인내를 필요할 정도의 혹독한 절차를 4~5년 걸쳐 전문의 시험까지 통과해야만 비로소 전문의 자격을 부여하며, 중도 탈락자도 많다.”라며, “하물며, 국민이 마치 전문의 과정을 마친 정도의 질이 보장되는 약사로 착각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 하면서, 불과 1년에 불과한 부실한 강좌수강 교육 과정만 겉핥기 식으로 듣고, 병원에서 기계적으로 3년간 일한 경력만 있으면 전문약사 시험 응시 자격을 주는 아주 황당한 안이다.”라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공인중개사 자격도 이렇게 부실하게 인정하지는 않는다. 국민의 의료 형태의 선택은 바로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데 국민건강에 큰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법을 입법부에서 만들었고 거기다 하위법령에서 포괄 위임했다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다분하다.”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개정 약사법의 가장 큰 문제는 이 법이 조금만 잘못 다뤄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아이들을 포함한 국민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법이라는 점이다.”라고 우려했다.

임 회장은 "단적인 예로 소아, 내분비, 노인, 심혈관, 감염, 영양, 장기이식, 종양, 중환자 전문약사의 전문성을 부실한 과정을 거쳐서 갖게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며, 허울뿐인 전문약사라는 이름에 현혹된 국민이 유사 의사들에게 잘못된 치료를 받아 생명을 잃는 등 결국에는 수없이 많은 보건상의 위험을 초래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 회장은 “동네 약국 약사가 전문약국과 전문약사를 표방하게 허가되면 이는 약사가 전문의에 가까운 전문가 행세를 하게되는 꼴이고 이는 의약분업 원칙에 정면으로 위반된다.”라고 전문약사 제도의 위험성을 밝혔다.

임 회장은 “이번 안은 약사법 개정의 목적으로 밝힌 ‘약사자격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고, 약사업무의 전문화를 통해 보건의료의 질을 향상’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약사자격의 국민적 신뢰가 떨어지고, 보건의료의 질저하를 초래하는 안이다.”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또한, 보건의료 제도는 국민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해야 함에도, 전문약사 제도는 오히려 이를 저해한다.”라면서, “의료전문가이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서 전문약사 제도를 규정한 약사법 조항이 헌법상 생명권, 건강권, 행복추구권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는 점을 헌법소원을 통해 밝히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전문약사 제도가 시행돼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생기지 않도록, 전문약사 시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병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