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인구구조에 맞게 의료와 돌봄이 함께 제공될 수 있는 일차의료중심의 제공체계가 확립되도록 관렵 법 제정, 보건ㆍ사회 통합 재정 및 기금이 신설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우봉식)는 초고령사회 대비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돌봄 통합체계 연구 보고서를 13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의료계 측면에서 의료와 돌봄을 통합해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수행됐다.

보고서는 국내 통합돌봄 및 노인 의료ㆍ돌봄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점을 검토하고, 고령화로 의료서비스 제공체계 변화를 시도한 주요국의 사례를 고찰해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돌봄 통합 체계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노인 의료ㆍ돌봄에 대해 고찰한 결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질환을 갖고 있는 대상자가 약 99.4%(32만 18명)으로 이들은 돌봄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를 함께 제공받아야 하는 대상자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커뮤니티 케어 정책은 돌봄ㆍ방문진료ㆍ생활지원을 통합하려는 다차원적인 접근은 바람직하지만 돌봄이 포괄하는 의미가 광범위하게 설정돼 있고 의료는 배제돼 있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주요 국가들의 커뮤니티 케어 발전과 다양한 방식 등의 사례도 소개했다.

일본은 2014년 의료개호일괄법을 통해 지역에서의 효율적이고 질 높은 의료제공체제를 구축함과 동시에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구축해 의료ㆍ개호ㆍ주거ㆍ생활지원ㆍ개호예방을 포괄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장기요양이 필요한 노인을 위해 기존 개호보험시설보다 의료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한 형태인 개호의료원을 도입했다.

영국은 1990년 커뮤니티 케어법(Community Care Act)의 제정으로 커뮤니티 케어의 중앙정부 예산을 지방정부로 이관하여 지역의 수요에 적합한 돌봄체계를 구성했고, 지방정부는 지역 내 케어매니저를 두어 서비스 이용자들의 욕구에 맞추어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해 오고 있다.

독일은 통합의료돌봄에 대한 새로운 의료접근방식으로 지역보건센터 모델을 도입했다.

‘한 지붕 아래 치료’ 접근방식을 기반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모델로서 개원의가 지역보건센터의 대표가 되고, 다양한 전문과목 의사들이 지역보건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일차의료 돌봄체계
일차의료 돌봄체계

연구에서는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돌봄 통합체계 방안으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환자에게 필요한 적합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돌봄 정보연계센터’를 구축하고, 해당 시ㆍ군ㆍ구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내에 의료돌봄 정보연계센터를 설치해 지역의사회와 일차의료기관이 연계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차의료기관에서 방문진료ㆍ돌봄을 위한 현실화 방안으로, 지역의사회 의료돌봄지원센터를 구축해 고령의 복합질환자의 전반적인 질병상태 및 포괄적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협력하는 의원의 의사가 센터 내 의료돌봄지원팀(간호인력, 사회복지사 등)과 함께 방문진료를 제공하는 1모형과, 일차의료기관 내 의료돌봄팀을 구성하여 방문진료ㆍ돌봄 서비스 지원 및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2모형 등 두 개 모형을 제시했다.

환자가 입소를 원하는 경우, 의료와 돌봄을 통합해 제공하기 위해 일차의료기관에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칭)요양의원’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가칭)요양의원’은 장기간에 걸쳐 의학적 치료 및 돌봄이 필요한 고령환자를 대상으로 의료, 간호, 요양관리, 기능훈련, 기타 일상 생활상의 돌봄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이다.

‘(가칭)요양의원’에서 제공한 서비스를 보상받는 방식으로 의학적 치료를 행한 경우 건강보험에서 보상을 받고, 돌봄의 경우 장기요양보험과 지방정부의 예산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연구진은 영국(더 나은 돌봄 기금, 2013), 일본(지역의료개호종합확보기금, 2014)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의료돌봄 통합체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새로운 기금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우리나라는 오는 2025년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건보재정의 효율성 제고와 더불어 건강한 초고령사회 실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지금 당장 의료돌봄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라며, “특히 향후 건보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주게 될 수 있는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이 대거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 일차의료 중심의 커뮤니티 케어는 지역사회에서 일차의료가 통합의료ㆍ돌봄의 조정자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의료의 효율성과 의사의 사회적 영향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하도록 관련 법 제정, 보건ㆍ사회 통합 재정 및 기금 신설 등 다양한 일차의료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제도화 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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