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의료현안협의체의 운영 목적을 ‘필수의료 강화 및 의료체계 개선’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일부 의사단체는 의ㆍ정협의를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와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30일 오후 4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서울 중구 소재)에서 의료현안협의체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 회장,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박진규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 차전경 보건의료정책과장,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이 참석했다.

의료현안협의체는 국민의 건강증진과 보건의료 발전에 필요한 주요 의료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서 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의료현안협의체 운영 목적을 ‘필수의료 강화 및 의료체계 개선’으로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과제를 적극 논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먼저, 그동안 의료계와 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협의체를 통해 함께 만들어 온 필수의료 지원대책의 실천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또한, 양측은 이번 필수의료 지원대책 발표 이후에도 필수의료ㆍ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과제를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지속 논의하기로 협의했다.

의료현안협의체 제2차 회의는 오는 2월 9일 오후 3시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일부 의사단체는 의ㆍ정협의 즉각 증단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30일 성명을 내고 “의사협회와 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의 목적으로 필수의료 강화와 의료정상화를 내걸었지만, 이미 언론은 사실상 의ㆍ정협의를 의대정원 확대 논의로 규정하고 있다.”라며, “14만 회원 기만하는 의정협의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소청과의사회는 “2020년 9월 4일 의협은 정부와 민주당과 두 개의 합의를 했다. 정부와의 합의에서는 코로나19가 안정화되면 의대정원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논의를 하되, 국회 내에 의협과 여당이 먼저 구성하는 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정부가 존중해야 하고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대정원 증원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했다. 따라서 의대정원에 대한 논의를 위해서는 먼저 코로나19가 안정화됐다는 상호 합의가 필요하며 정부와의 논의에 앞서, 먼저 국회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코로나19는 오늘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중국의 대유행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여전히 하루 2만명에 가까운 환자가 확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안정화라는 조건을 별도의 논의 없이, 우리 의료계가 당연하다는 듯이 수용해야 할 까닭이 있는가.”라고 따졌다.

소청과의사회는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하기 유리한 절차와 장치를 스스로 포기하고, 의협회장이 앞장서서 의대정원을 논의하겠다고 선언했다.”라며, “형식적인 협상 후 근시안적인 당근을 대가로 받고 단계적이라는 의료계 달래기용 수사 속에서 결국 의대정원 증원에 합의하는 뻔한 결말이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필수 회장은 회원 앞에서는 여러번 절대 불가를 천명해 놓고 슬그머니 알아서 빗장을 열어준 이유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이필수 회장은 회원을 기만하는 협상을 즉시 중단하고 먼저 회원들의 우려에 책임있는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의사총연합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9.4합의에 위배하는 의ㆍ정협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의총은 “2020년 투쟁으로 공공의대 등 4대악 정책의 일방적 추진은 중단됐으며, ‘코로나 안정화 이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는 골자로 의ㆍ당ㆍ정 모두 한발 물러선 9.4합의안을 이끌어 냈다.”라고 분명히 했다.

전의총은 “최근 정부는 코로나 안정화 선언은 커녕 9.4합의를 완전 잊어버린 듯한 발언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의협회장은 ‘피해가지만은 않겠다.’는 발언으로 호응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이필수 집행부는 CCTV 법안부터 간호법에 이르기까지 껍데기만 남았다는 식의 이른바 ‘껍데기 이론’을 줄곧 시전하며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은 피하더니 이제는 정부와 민주당이 인증까지 해 준 9.4합의의 결과물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전의총은 “2020년 4대악보다 심각한 의료정책이 쏟아지고 있는 시점에 이필수 집행부는 파업은 선택지가 아니라고 공언하고, 합의 정신마저 위배하려는 정부를 상대로 비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있다.”라며,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피해선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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