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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의료행위 조장하는 국시원”의협 한특위, 기자회견…‘한의사 국가시험에 의료기기분석 포함 연구’ 우려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22.11.18 0:0

“예후가 불량하고 사망위험이 높은 중증 환자에 대한 한의사 국가시험문제의 답안은 단지 한약을 처방하는 것으로 돼 있다. 국민 건강에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김교웅)는 17일 의협회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한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전수조사하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국시원은 올해 8월 직무기반 한의사 국가시험을 위한 개선방안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한의사 국가시험 출제범위에 컴퓨터단층 촬영장치(CT) 등 의료기기 영상 분석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취지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의 예시 문항으로 제시된 ‘사상체질의학의 질병(KCD) 진단 및 치료하기’ 문항은 구토와 극심한 두통으로 내원한 80세 남자의 뇌 CT 촬영 사진과 심전도 검사 결과를 보여준 뒤 ▲파두여의단 ▲감수천일환 ▲청폐사간탕 ▲팔물군자탕 ▲오가피장척탕 중 맞는 처방을 고르도록 하고 있는데, 한방에서 중풍에 사용한다는 청폐사간탕이 문제의 정답이다.

김교웅 위원장은 “이 문항에서 예시로 보여준 뇌 CT 사진은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을 앓고 있는 60세 여성 환자의 것으로 호주 로열멜번병원의 영상의학과 프랭크 게일라드(Frank Gaillard) 교수가 ‘Radiopaedia’에 올린 사진으로 추정된다.”라며, “이처럼 예후가 극히 불량한 고등급 교종의 치료는 사망 위험이 높아서 외과적 전적출술, 전뇌 방사선치료 그리고 항암제 복용이 필요함에도, 한의사 시험문제의 답안은 단지 청폐사간탕이란 한약을 처방하는 것으로 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한의사 국시 예시 문항으로 뇌종양을 중풍으로 잘못 진단하고, 다른 환자 사례를 무단으로 사용하며, 환자의 연령과 증상도 작위적으로 만드는 등 엉터리 연구에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된 것이다.”라며, “중풍으로 오인한 출제여도 문제고, 악성 뇌종양으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한약을 처방하라는 출제여도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연구에 국가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이 마련돼야 하며, 엉터리 연구진행 및 결과에 대해 국시원의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라고 밝혔다.

황찬하 변호사는 “의료법에 따르면 국가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받은 의사는 의료행위를, 한의사는 한방 의료행위를 각각 할 수 있고, 의료인이라 할지라도 그 면허 범위를 넘는 행위를 하는 경우 무면허 의료행위로 불법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황 변호사는 “또한 면허를 받기 위한 국가시험은 의사, 한의사로서 각각 갖추어야 할 지식과 기능에 관해 행하게 돼 있고, 이를 위해 의사, 한의사 시험과목을 각각 별도로 정하고 있다.”라며, “즉, 우리나라 면허제도와 이에 따른 국가시험은 의사, 한의사 별도로 이원화되어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시원은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등의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제도를 전문적ㆍ객관적으로 운영하고 우수한 보건의료인을 배출함으로써 국가 보건의료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며, “의료법 및 국시원 설립 근거 법률 등을 종합하면 국시원은 의사, 한의사 면허제도를 구분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이원성을 바탕으로, 한의사가 면허를 취득한 이후 행할 수 있는 한방의료행위를 전제로 한의사 국가시험을 시행하고 관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특위가 최근 5년간 시행된 한의사 국가시험 필기문제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한의사의 무면허의료행위를 조장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특위에 따르면, 진단검사, 영상의학 관련 검사 등 한의사가 사용하면 불법인 의과진단기기를 인용한 문제 개수가 2018년 34문항에서 2022년 73문항으로 의과영역 문제가 급증했다.

또, 문제 내용과 상관없는 검사결과까지도 언급하면서 의과진단기기 사용 등 무면허의료행위를 조장하고, 2020년도 이후에는 신종플루검사, 알레르기 피부검사 등도 인용했다.

김상일 정책이사는 “의과 관련 문제 중 대부분은 단순히 의과 진단명을 선택하는 항목으로 의과 질환과 관련된 한방진단명(병증)을 묻는 문제는 거의 없었고, 이는 해당 질환이 한방의료에 해당하는 질환이나 치료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정책이사는 “특히 한방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위험한 재생불량성빈혈이나 림프종 등에 대한 한방처방을 묻는 문제, 현대의학의 응급조치가 시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위협할수도 있는 한방치료를 선택하는 문제도 출제됐는데, 이는 국가가 관리하는 한의사 시험이라고 보기가 어려울 정도다.”라고 지적했다.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한의사 국가고시는 황당함을 넘어 그야말로 ‘충격’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라며, “한의대생들을 더 이상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지 말라.”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은 “한의사 국가시험 문제로 본 우리나라 한의학의 현실은 독자적인 ‘학문’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진단 및 진료의 상당 부분에 있어서 현대의학의 ‘보조적학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한의학을 독립된 학문으로 인정하고 유지시켜야 할지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의사 국가시험은 한의사의 무면허의료행위를 조장하고 양산하는 시험대로 전락하고 말았으며, 이는 한의사의 불법행위를 부추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없는 위험한 처방 및 처치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게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라며, “한의사 국가시험제도를 운영하고 관리해야 하는 국시원 및 관계당국은 이러한 사태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교웅 위원장은 “그간 출제된 한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의료계 등 관계 전문가들과 전수조사를 거쳐 면밀히 분석하고, 한의사의 무면허의료행위를 차단하고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의과영역 침범 및 무면허의행위를 조장하는 한의사 국가시험 문제들에 대한 관리ㆍ감독을 소홀히 한 국시원 및 관계당국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특위는 내년 초 시행될 국가고시도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지적한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며, 의료법 위반 여부를 검토 후 법률적 대응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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