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련 중인 인턴과, 수련 과정을 겪은 레지던트들이 인턴수련 과정을 레지던트 훈련소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3일까지 12일 동안 ‘인턴수련 교과과정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현재 수련 중인 인턴 207명과 전공의 696명 등 총 903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대다수 수련병원에서 교과과정 및 과별 획득 핵심역량에 대해 다루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과정에 대해 안내받지 못한 응답자가 22.7%였고, 실제 수련에서 해당 과정을 다루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도 29.8%에 달했다.

과별 획득역량에 대해 안내받지 못한 인턴이 49.6%였고, 실제 수련에서 해당 역량을 다루지 않는다고 50.0%가 답했다.

근무환경은 교과과정보다 더 심각했다.

입력 근무표와 실제 근무가 다르다는 응답자가 46.2%였고, 당직이 아닌 날 당직근무를 했던 응답자도 27.8%였다.

업무와 상관 없는 업무를 요구받은 응답자는 469명으로 50.8%에 이르렀다. 인턴 당시 두 명 중 한 명 꼴로 교과 과정과 관련없는 업무를 지시받은 것이다.

교과 과정 외 업무를 중복응답으로 확인한 결과, 469명 중 학회 심사 자료 준비와 같은 서류 업무 경험이 382명(81.4%), 환자 정보 액셀 정리 등 연구 업무 254명(54.2%), 결혼식 및 장레식 참석, 대학원 수업 대리출석, 회식 운전기사 등 사적 업무 경험이 75명(16.0%)이었다.

심지어 청소나 빨래 업무를 지시한 곳도 있었고, 커피 배달과 음식 주문, 도서관 책 반납 등의 업무도 여전히 만연했다.

특정 병원에서는 과 지원 의향이 있는 인턴들의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수련과 상관 없는 업무를 시켰으며, 실제 당직과 별개로 추가 당직을 세운 것도 확인됐다.

원하는 과 지원을 위해 평가받는 인턴의 입장에서 업무를 거절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근무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근로기준법 제77조는 사용자가 기능의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를 혹사하거나 가사, 그 밖의 기능 습득에 관계없는 업무에 종사시키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지난 수년간 논란이 되어온 '열정페이'가 여전히 병원 현장에서는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대전협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훈련된 일반의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 레지던트 선발을 위한 훈련소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난 10년 동안 도외시한 인턴수련 문제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협 관계자는 “대한의학회, 보건복지부과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라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인턴 교육 목표의 명확화와 해당 교육의 책임자 설정을 요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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