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관절염으로 보행에 문제가 있던 70대 후반 A씨는 수술을 권고 받았지만 무서워 미루고 거부하다가, 80대 중반에는 휠체어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화장실을 기어갈 수밖에 없고 얼마 전부터는 서있을 수도 없어 보호자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이런 상황을 보면 정말 수술을 무조건적으로 피하는 것이 맞는 건지, 그렇다고 관절염으로 무릎에 문제가 있는 고령의 환자가 수술을 꼭 받는 것이 좋은 건지 고민이다.

고령 환자에서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시행 전에 무엇을 고려해야 할지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형외과 최정윤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고령 환자에서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활동적이고 건강한 환자보다 수술 후 얻게 되는 이점과 감당해야 하는 위험성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수술 후 얻을 수 있는 이점에는 보행과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있다.

활동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망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술 후 보행과 운동이 가능해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면, 이는 고령 환자에서도 수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수술 후 운동을 통해 심폐기능의 저하를 막고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 골다공증 등 만성 질병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외부 활동이 가능하게 되어 삶의 질 측면에서도 수술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고령 환자는 만성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과 관련된 위험성이 높다.

수술 후 폐색전증, 폐렴, 섬망 등 다양한 질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전과 약물 치료로 이러한 합병증을 예방 또는 치료하는 기술이 발전하여 수술 후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 두려워 수술하지 않는 것도 질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마냥 수술을 미루는 것이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수술 후 적절한 재활이 가능한지 여부이다.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첫째는 수술 전 보행가능 여부이다. 수술 전 설 수 없을 정도의 심한 근력감소 또는 균형 감각이 상실된 경우에는 수술을 한다고 하더라도 수술 이후에 여전히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술 후 일정기간의 안정기간이 있고 통상 수술 후 근육의 변성 및 위축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 후 감소된 근력에서도 보행이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즉, 수술 전 근력은 수술 후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 근력에 상당한 감소가 있을 때까지 수술 받기 무서워 피하기만 한다면 수술 받지 못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될 수 있어, 보행이 힘들어지는 시점이 오게 되면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서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점을 볼 때 관절염 환자는 관절염의 악화를 걱정하여 집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수술 전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고 보행이 힘들어지는 통증이 있을 때 늦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여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고령 환자의 정신적인 문제이다. 신체적 건강상태는 당연히 수술 결정에 중요한 점으로, 최근 고령 환자의 대부분이 고혈압 등의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 등의 내과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고령 환자에서 간과하기 쉬운 점이나 수술 전 정신적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데, 치매, 우울증, 의지가 약하거나 비협조적인 경우 수술 후 의료진과의 소통과 재활이 불가능할 수 있어 수술 전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공관절 수술 후 재활 방법은 다양하게 있을 수 있으나 사회적,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경우 걷기 운동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경우 이러한 보행운동 조차도 거부하게 되면 수술의 목적인 자유로운 평지 보행을 달성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수술이 무섭다고 피하게 되면 나중에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수술에 대해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인공관절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헬스포커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