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제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가 같은 날 서로 다른 대선후보를 만났다.

현재 간호법은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 후 진전 없이 계류 중인 상태다.

간호협회는 간호사들이 전문역량을 발휘함으로써 국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의료계는 의료인 간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의협은 간호직역 뿐만 아니라 모든 보건의료인의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대한의사협회는 의협회관서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와 간담회를 갖고 상시적 의료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심 후보는 “복지의 중심이 보건의료라는 것은 누구라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19 극복을 넘어서 선진적 보건의료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대화가 이뤄져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얼마 전 심상정 케어라는 이름의 의료복지 공약을 냈다. 세부적인 정책 실행방안에 대해서 다소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국민 다수가 좋은 의료복지를 누리는 것에 대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의료공약에 의사협회의 정책제안사항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병원이 안정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또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를 펼쳐나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의료 공약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는데, 보건의료 전반에 관한 정책 공약은 대한의사협회 7대 정책제안사항 등을 반영해서 발표하겠다. 구체적 실행방안 마련을 위해 정의당과 대한의사협회가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해나가자.”고 제안했다.

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에 비해 방역과 백신접종에 있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 의료진과 정부 방역 관계자들의 아낌없는 헌신 덕분이다.”라며, “하지만 위드 코로나가 재개된다면 다시금 확진자 수가 대폭 늘어날 수 있으므로 시급히 병상과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정의당과 의사협회의 의료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 회장은 “의사협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방역정책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를 통해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라며, “감염병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 정확하고 충실히 반영되려면, 심 후보를 비롯한 정의당과 의사협회가 상시적 의료협의체를 구성해 더 긴밀히 대화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대한간호협회는 간협회관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선후보는 코로나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을 격려하고, 간호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간호사가 번 아웃으로 현장을 떠나고 있고, 최근에는 환자의 목숨을 책임 있게 감당할 수 없어 그만 둔다는 기사를 접하곤 가슴이 먹먹했다.”라며, “간호사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뿐 아니라 국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원내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부탁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코로나란 긴 터널 속에서 간호사에게 사명만 요구하면서 더 이상 무거운 짐을 지게 해선 안 된다.”라며 “간호사의 헌신과 희생에 국민과 정부가 합당한 처우를 해주는 것이 공정과 상식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 후보는 “(간호법이) 여야3당 모두가 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위원들과 함께 공정과 상식에 비춰 합당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게 힘쓰겠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간호사들이 당당히 근무할 수 있게, 저도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간호법은 지역공공의료와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위한 간호정책과 간호인력 확보에 대한 국가와 지방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 노인 장애인 등에게 요구되는 간호ㆍ돌봄 제공체계를 법제화 했다.”라며,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과 국민의 보편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간호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들이 계속해서 현장을 포기하지 않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공정한 법과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선후보는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코로나 현장 간호사와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간호협회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에게 간호협회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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