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림 가톨릭의대 교수가 전국의사총연합 대변인을 맡았다는 소식에 의사협회 안팎이 뒤숭숭하다.

의협 일반 회원들은 문 교수가 전의총에 합류한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될 지 진위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문 교수의 이동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가 최근까지 의사협회에서 공보이사 겸 대변인을 맡았기 때문일 것이다.

전의총은 경만호 회장 및 집행부에 각을 세워 왔고, 최근에는 전의총 노환규 대표가 경만호 회장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문 교수의 전의총 합류에 대해 격려와 비난이 교차하고 있다. 격려를 보내는 쪽은 문 교수의 능력에 주목한다.

서울시의사회와 여자의사회, 그리고 의사협회에서 쌓은 문 교수의 회무 경험은 최대 강점이다.

또, 맡은 업무는 철저하게 준비하는 치밀함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토론회 등에서 문 교수를 만난 사람들 사이에서 그의 가방에 빼곡히 찬 관련 서류 뭉치를 보고 놀랐다는 말도 들린다.

게다가 대학교수 출신임에도 홍보 및 공보 업무를 다년 간 맡아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언론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점도 장점이다.

반대로 문 교수의 행보를 비판하는 이들은 경만호 집행부의 대변인 자리에서 경 회장을 감싸는데 매진하던 이가 경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단체의 입 역할을 맡게 된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한나라당에서 대변인을 지낸 인물이 민주당에서 대변인을 맡는 꼴이라고 빗대며 비판하는 인사도 있다.

하지만 문 교수가 전의총에 합류한 것을 두고,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갈아탄 모양새라는 식의 비판은 무리가 있다.

모든 전의총 회원은 의사협회 회원이기도 하고, 의사협회와 전의총은 올바른 의료제도 확립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협회와 전의총의 관계를 봤을때 같은 당 내에서의 이동으로 보는 시각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한나라당 중진파에서 소장파로 옮겼다는 정도로 말이다.

전의총은 창립 후 2년 여간 의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잃었던 권리를 되찾기 위해 활동해 왔다. 수많은 성명서 발표와 언론 광고, 의사들을 폄하하는 단체와 개인에 대해 고소ㆍ고발을 통해 의사들의 힘을 과시해 왔다.

더군다나 노환규 대표는 앞으로 경만호 회장 퇴진 등 내부적인 문제보다 대 복지부ㆍ대 한방ㆍ 대 약사 등 대외적인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 교수의 행보를 좀더 지켜본 후 그를 평가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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