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을 주저하거나 거부하는 백신 망설임 심리는 미디어의 부정적인 태도에 기인한다며, 적극적인 미디어 활용방안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7일 오후 4시 ‘코로나19 백신 정말 맞아야 하나를 주제로 온라인 공동 포럼을 개최했다.

주체 측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서 7월 6일 현재 1차 접종률이 30%를 돌파했지만 연일 보도되는 백신접종 후 부작용 뉴스가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백신접종을 주저하거나 거부하는 백신 망설임 심리에 대한 원인과 대책마련을 위해 포럼을 마련했다.

먼저, 주제 발표에 나선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는 백신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백신의 효과는 명백하다. 영국, 이스라엘, 미국의 데이터를 보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확진자 숫자는 큰 폭으로 감소했고, 사망자와 중환자 숫자도 크게 줄었다. 집단면역을 통해서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최근 영국과 이스라엘에서 델타변이에 의한 재유행이 일어났다. 영국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델타변이로 인해 확진자가 늘어나더라도 사망자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영국의 데이터에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의 효과는 감염예방, 집단면역의 형성을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해왔지만 집단면역의 달성, 유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지금은 백신의 본질적인 효과와 목적은 중환자와 사망자가 생기지 않는 상태에서 코로나19를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감염병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신의 효과는 명백하다.”라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허지원 교수는 “올해 4월 네이처는 판데믹과 관련해서 백신이 새로 개발됐고, 백신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나, 음모론적인 염려로 이어지거나 과도한 공포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큰 우려를 표했다.”라고 전했다.

허 교수는 “백신 망설임과 음모론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백신 망설임은 누구가 경험할 수 있다. 모호한 위험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있는데 언론에서 재생산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최근 트렌드는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바뀌고 있다. 백신을 안맞는 게 좋다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런 사람들이 컨텐츠를 두 배 이상 생산한다.”라고 우려했다.

허 교수는 “소셜 미디어 컨텐츠의 인기도를 분석한 8개 연구를 보면, 안티백신 컨텐츠가 더 인기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안티백신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개인적 일화를 소개하고, 공포와 분노를 촉발하는 감정적 단어를 사용하며, 쉽고 단정적 어휘를 사용한다. 또, 전문가 생성 컨텐츠가 아니며, 무엇보다 유튜브 라이프스타일 범주에 포함돼 일반인에게 쉽게 노출된다.”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대중의 백신 접종을 설득하기 위한 메시지 전달 방식이 어휘의 수준, 대중이 요구하는 것과 다르다.”라며 “미디어 접근방식을 재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상훈 교수는 코로나 백신이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빨리 개발돼 접종을 망설이는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 교수는 “1상 임상까지 지카바이러스 백신은 9년, 에볼라 백신은 27년 걸렸지만 코로나19 백신은 3개월 걸렸다. 전통적으로는 스텝바이스텝으로 1상 끝내고 2상, 2상 끝내고 3상 끝난 후 승인이 나야 생산하지만 코로나 백신은 한 번에 여러 스텝을 거쳤다. 1상 진행중 2상, 2상 진행중 3상, 3상 임상중 승인이 떨어져서 생산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비록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빠르기는 했지만 백신 개발의 각 단계를 생략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백신 망설임은 백신접종 서비스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받아들이는데 지연이 생기거나 거부하는 심리현상을 말한다.”라며 이전부터 있던 개념으로 WHO는 2019년 세계 건강 10대 위협 중 하나로 지목했다.”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를 설득하기 위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백신을 수용은 하지만 거부하는 사람은 동기부여소통법을 통해 설득해야 하며, 완전히 거부하는 사람은 무시하지 않고 인정하되, 걱정에 대한 탐색을 하고 잘 설득되지 않으면 전문가에 의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행동전략으로 ▲백신접종 및 관련 상담 무료화 ▲백신접종 장소 다양화 ▲신뢰할 수 있는 리더 혹은 유명인들의 공개 지지와 참여 ▲백신 접종 신청자 우선권 부여정책 활용 ▲소셜미디어 플랫폼 활용 등을 제시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미디어의 보도행태가 대한 비판이 나왔다.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는 “백신과 관련된 머뭇거림이 나타나는 이유는 미디어 탓이 크다. 미디어의 재난보도나 사건보도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다. 그런데 백신과 관련된 부작용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강 기자는 “재난보도는 피해양상도 비교적 명확하고 인과관계도 명쾌하다. 백신과 관련된 부작용은 가해자나 가해 원인, 피해자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피해 양상도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기자들이 보도해온 재난보도 양상과는 굉장히 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의 백신보도에서 어긋남이 생기고 이러한 부분이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부추기는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강 기자는 백신 이슈의 정치화도 지적했다.

강 기자는 “미디어 지형이 이분법적인 논리로 양극화돼 있다.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는 논조를 가진 미디어들이 있고, 어떤 식으로든 정부비판에 한발을 걸치려는 미디어들이 있다. 그런 미디어들이 정부에 가진 정치적 성향이 백신보도에서도 나타난다. 백신 수급과 관련된 논란이나, 정부에서 주된 옵션으로 택한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보도태도에서 정부에 비교적 호의적인 논조를 가진 미디어와 그렇지 않은 미디어에 또렷한 차이가 난다. 백신의 정치화를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라고 고집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는 “코로나 펜데믹 사건에 대해 전세계 과학자들은 백신접종이 유일한 문제해결방안이라고 결론내렸다. 이 결론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백신접종 머뭇거림이다. 백신접종 망설임은 매주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백신에 대한 태도나 심리를 결정하는 것은 미디어라며, 미디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대 감염병 팬데믹에서 매우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범람하는 정보의 문제이다. 의도적인 가짜정보, 의도적이진 않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 등 온갖 부정확한 뉴스를 포함한 가짜뉴스들이 백신 접종시기에도 사람들을 혼란에 빠지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언론사가 과학성, 투명성에 기초해서 백신에 대한 신뢰성이 획득되도록 뉴스를 보도해야 하는데, 백신 접종이 과학성보다는 정치성에 의해 결정됐다는 식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낮췄다.”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효과적인 미디어 젼략을 사용해야 한다며 ▲주사 맞는 장면 많이 보여주기 ▲중요한 사람들의 주사 장면 많이 보여주기 ▲주사 맞고 즐거워하는 사람 많이 보여주기 ▲중요 효과 뉴스에 전하기 ▲맞은 사람의 숫자 알려주기(과반수의 법칙) 등을 제안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백신 망설임이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미국같이 백신이 남아도는 상황에서는 중요한 이슈지만 우리나라는 수요가 공급을 못따라간다. 망설임 이슈보다는 백신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해서 빨리 맞출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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