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단체(공급자단체)들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수가협상단이 첫 만남을 갖고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의 시작을 알렸다.

양측은 12일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14일 대한조산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순으로 상견례를 겸한 1차 협상을 진행했다.

한차례 만남으로 올해 수가협상을 전망할 수 없지만 공단 협상단과 만난 공급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공급자들은 저마다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경영상황을 강조하며 배려를 호소했다. 

가장 먼저 협상에 나선 약사회는 조제 건수 감소를 부각시켰다.

협상 전 박인춘 협상단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처방 횟수는 줄고, 처방 기간은 늘어 조제료 수입이 많이 줄었다. 약국의 어려움이 지속해서 가중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협상 후 오인석 보험이사는 “인력구성 증가로 인한 인건비 증가, 약국 수익감소 등의 자료를 공단에 전달했다. 지난 2007년 대비 2020년에 행위료가 10% 가까이 감소했다는 자료를 전달했다. 약국의 어려운 상황을 지속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수가협상이 무난할 것 같지 않다.”라고 전망했다.

건강보험급여비가 증가한 병원협회는 코로나 환자 치료과정에서 보상받은 비용은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재찬 협상단장은 “지난해 급여비가 1.2% 증가했지만, 병원들의 회계결산 자료를 파악한 결과 건강검진과 비급여 수입이 줄었고, 방역관리를 위한 고용은 늘어 인건비가 증가했다.”라며, “감염관리 등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치과협회는 보장성 강화로 비급여가 줄어 불이익을 받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마경화 협상단장은 “유형별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유형별 계약인데, 치과분야는 유형별 특성이 전혀 반영이 안됐다.”라고 주장했다.

마 단장은 “지난해 의료이용량은 감소하고, 진료비도 줄었다. 밴드를 만들 때 보험료 증가 없이도 적정 규모를 확보하도록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의사협회는 경영악화 상황과 고용창출 공헌 부분을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협상을 마친 후 김동석 협상단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모든 지표가 다 줄었다. 소아과는 55.2%, 이비인후과는 24.3%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라며, 정책적인 배려를 주문했다.

김 단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입은 크게 줄었는데 인력고용은 늘었다. 다른 직역도 소폭 늘었지만 의원은 24% 이상 고용을 창출했다. 최저임금제, 주 52시간 근무 영향으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더 뽑았다. 고용 창출에 공헌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의사협회는 5개 공급자단체중 모든 지표가 5위라고 강조했다.

이진호 협상단장은 “타종별에 비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의의료기관이 가장 어려웠다. 실수신자가 10% 감소했는데 타 종별은 그렇게 감소하지 않았다. 거의 모든 지표에서 순위로 5등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단장은 환산지수 뿐만 아니라 보장성 강화를 통해서 국민의 문턱을 낮게해서 국민이 한의의료기관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공단은 가입자들의 어려움을 어필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건보공단은 올해 공급자와 가입자 간 간극이 크다며 과거보다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공단 협상단장은 “가입자들이 국내외 경기 악화를 우려하고 보험료 인상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급자들은 의료이용량 감소와 경영여건 악화 등으로 수가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 같아 간극이 크다.”라며, “간극을 좁히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이 단장은 “건강보험 재정이나 가입자 납부 능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균형점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올해 협상의 핵심은 코로나 상황을 반영하느냐 여부다. 하지만 첫 협상 결과를 보면 전망이 어둡다.

이진호 협상단장은 “지난해 반영못한 코로나 상황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난색을 표하며 어려운 티를 냈다.”라고 전했다.

한편, 윤석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장도 지난 10일 열린 재정운영소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입자의 삶이 피폐하다고 수차례 강조해 올해 수가협상의 전망을 어렵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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