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차인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이 최대집 전 회장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년간 정부를 향해 강공드라이브를 걸었던 최대집 회장은 임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시위에 나섰다.

국회에서는 대체조제 약사법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서겠다고 경고하는가 하면, 청와대 앞에서는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을 비판하며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코로나19 대응 의약단체 실무협의체를 개편한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도 의협과의 1대1 논의구조를 피하려는 것이라며 불참해 왔다.

올해 4월 2일 보건의료단체장들의 백신 공개접종에는 의료계의 의견을 듣지 않고 전시행정만 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강력한 투쟁을 약속하고 임기를 시작한 만큼, 수차례 거리집회와 무기한 단식도 감행했고, 전면투쟁까지 판을 벌렸다.

반면 이필수 회장은 임기 초반이긴 하지만 강공 일변도인 최대집 전 회장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지난 3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회무를 시작한 이필수 회장은 첫 행선지로 용산구보건소를 찾았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위한 방문이었고, 강도태 보건복지부 차관과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함께 했다.

현장에서 이필수 회장은 “의료계 대표로서 백신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불안을 덜어드리고 하루속히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 위한 의지를 보여드리고자 접종을 자원했다.”라며, “의사협회와 13만회원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앞장선다는 각오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의 효과와 유익성이 부작용 위험보다 큰 것은 과학적으로 밝혀진 분명한 사실이다. 국민이 백신에 대한 신뢰를 갖고 안심하고 접종에 참여하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필수 회장은 백신 공개 접종으로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앞장섰다. 의협회장의 백신 공개접종을 전시행정이라며 반대한 최대집 회장과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강도태 차관과 김강립 처장은 “의협회장이 취임하고 첫번째 행사로 정부와 함께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는 행사를 갖게돼 뜻깊게 생각한다. 의협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환영했다.

12일에는 이필수 회장이 직접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산적한 현안에 대해 발전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정부와 충분한 논의와 소통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의사인력 증원 등 의ㆍ정합의에 따라 의정협상에서 논의할 안건은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는 9.4 의정 합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참여한 것이다.”라며, “의정협의체와 보발협의 논의사항은 엄격하게 구분해 협상에 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회장은 당선인 시절 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당선에 대해 “회원들이 성과를 따낼 협상가를 선택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화합형 리더, 소모적 투쟁을 지양하는 합리적 협상가로 자신을 내세웠다.

최대집 전 회장이 강력한 투쟁을 앞세워 당선되고 강공 회무를 폈듯이, 이필수 회장은 실리 위주로 회무를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백신 공개 접종 참여와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참여로 정부와의 소통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전임 회장과 다른 이필수 회장의 행보에 회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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