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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한 걸 왜 모르죠?”[생생인터뷰]전라북도의사회 대의원회 엄철 의장
장영식 기자 / 헬스포커스뉴스 | 승인2021.04.16 6:0

지난달 30일 열린 전라북도의사회 제48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엄철 대의원의장은 의사회의 목적으로 ‘회원 권익 보호’와 ‘국민 건강’을 꼽았다. 두 목적이 서로 다르지 않다고 강조한 엄 의장은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사회도 국민과 함께해야 발전할 수 있다며 사회에서 신뢰와 사랑을 받는 의사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엄 의장을 전북 군산시 은혜산부인과의원에서 만나 대의원의장으로서의 포부를 들어봤다.

전북의사회 엄철 대의원의장

장영식 기자: 의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임기를 시작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엄철 의장: 전북의사회 의장으로 취임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대의원회는 의사회의 모든 회무와 예ㆍ결산을 심의 의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울러, 집행부에 수임사항을 독려하고 1년 후 감사하는 역할도 대의원회의 주요한 역할이죠.

이런 중요한 대의원회의 수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낍니다. 회원들로부터 위임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최근 의사 단체의 화두가 소통과 공감인데, 의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엄철 의장: 의사 회원 대부분이 의사회에 관심이 없습니다. 심지어 대의원중에서도 의사회에 관심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의사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회원들이 무관심하다고 해서 리더들조차 손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지역의사회원들이 제안한 의견이 중앙회를 거쳐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되고, 이것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결정짓는 의료 정책으로 입안됩니다.

따라서 의사들의 의견이 의료정책에 반영되도록, 회원과의 소통을 통해 더많은 의견을 중앙회에 전달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구체적으로 대의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계획인가요?

엄철 의장: 대의원 운영위원회을 활성화하고, SNS를 통해 수시로 소통하겠습니다. 대의원은 물론 회원들에게 다가가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역의사회가 지자체 및 지역 국회의원와 직접 접촉하면서 현안들을 풀어가야 한다는 요구가 많습니다. 전북의사회는 어떤가요?

엄철 의장: 적극 동의합니다. 지역의사회의 업무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의사회 집행부에서 지자체와 국회위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해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회 개혁 TFT를 구성했습니다. 의협 대의원회가 어떻게 개혁돼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엄철 의장: 젊은의사들이 의사회에 많이 참여해야 합니다. 전공의, 그리고 지역의 젊은 의사들이 대의원회에 더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해 보겠습니다.

일부 대의원 정원이 전공의에게 주어지는 것처럼. 나이별 대의원 할당제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40대 이하의 젊은 의사들에게 참여 기회를 주자는 것입니다.

장영식 기자: 지난해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이 큰 논란이었습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선 끝에 9.4 의정합의하고 코로나19가 안정화되면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한 상황입니다.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엄철 의장: 저는 산부인과 의사인데, 지금 산부인과를 비롯한 필수 의료과는 고사 직전입니다. 이는 의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낮은 의료 수가 때문이죠.

우리나라처럼  동네 집밖 1Km 안에 거의 모든 과에서 진료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어디 있나요?

위험하고 힘든 과를 안하려는게 문제입니다. 해결책은 낮은 의료 수가의 개선과 위험한 수술의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의 경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합니다. 정부도 꼭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부디 정부가 전문가 단체와 협의해 좋은 해결책을 만들기 바랍니다.

장영식 기자: 산부인과의원을 운영하니까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더 잘 경험하시죠?

엄철 의장: 그렇습니다. 분만 건수가 반토막이 났고, 직원들도 많이 내보내야 했습니다. 제가 당사자다보니 회원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더 잘 알죠.

장영식 기자: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경감을 언급하셨는데요, 과거 경험을 소개해 줄 수 있나요?

엄철 의장: 20여년 전 환자가 생각납니다. 분만을 하고 태아의 이상없음까지 확인했는데 세시간 후 콜이 와서 가보니 산모가 가슴이 답답하다는 겁니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대학병원으로 전원하고 동행했는데 결국 산모가 사망했습니다. 사망원인은 양수 색전증이었습니다.

양수색전증은 양수가 모체 순환계로 유입돼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인데 명확한 진단기준이 없는 치명적인 병입니다.

남편과 유족이 죽은 산모의 관을 병원앞에 두고 시위를 하겠다며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는데 처음엔 거부하다가 3억원을 건네주고 마무리했습니다.

의사로서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산모 유족의 협박도 있었고, 남편과 대화를 해보니 사정도 딱해서 자녀 양육비로 보상한 것입니다. 이 과정이 약 10개월 간 진행됐는데 무척 괴롭더군요.

장영식 기자: 많이 힘드셨겠네요.

엄철 의장: 맞습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동료 의사들도 유사한 경험을 했을 겁니다. 하루 이틀 경험이 아니라,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간 경험하게 되죠. 이런 경험을 하게되면 의사라는 직업에 회의가 오고 좌절하게 됩니다.

사건 후 충격에 얼마동안 수술을 못했습니다. 손을 떨고 있으니 직원들이 원장님 힘내라고 파이팅을 해준 기억도 납니다.

의료사고는 환자 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큰 상처를 남깁니다. 게다가 다른 환자에게도 피해가 갑니다.

장영식 기자: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엄철 의장: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해선 반드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현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함께 이 문제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장영식 기자: 오는 25일 열리는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장, 부의장, 감사를 선출합니다. 의장님이 의협 부의장에 출마한 사실이 대의원회 공고로 이미 알려졌는데, 출마배경을 듣고 싶습니다.

엄철 의장: 의사회의 목적은 회원의 권익을 높이고 국민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먼저, 우리 권익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주위 동료가 겪고있는 낮은 의료수가와 부당한 행정조치 그리고, 억울한 사법처리에 분노해야할 때 입니다. 의사들이 힘을 모아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또, 의사가 행복하지 않으면서 환자의 진료에 최선을 다할 수 없습니다. 의사들의 최선의 진료에 환자들도 만족할 것이고 의사와 병원을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두가지 측면을 개선해 의사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의사와 환자가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장영식 기자: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엄철 의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봄은 왔는데 봄같지 않다는 뜻입니다.

의료계에 진정 따뜻한 봄날이 오길 바라며 그때까지 회원 여러분도 잘 이겨내시길 응원합니다. 또한, 코로나로 힘든 국민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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