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의사협회장과 면담을 하고 나오던 한 젊은 의사가 눈물을 보였다.

이 젊은 의사는 선택의원제, 총액계약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의사협회 집행부에 실망해 오다 최근 국회에서 한의약육성법이 너무 쉽게 통과되는 것을 보고 의협회관을 찾았고, 경만호 회장과 임원들을 면담하고 나온 그는 기자들과 만나 사퇴 촉구서를 읽다가 눈물을 흘린 것이다.

왜 이 젊은 의사는 눈물을 흘렸을까.

이 젊은 의사는 어릴 때부터 꿈이 의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가 돼 사회에 나와보니 예전에 꿈꾸던 존경 받는 의사상은 온데간데 없고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그를 힘들게 했다.

주위 사람들도 의사는 도둑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주위 환경은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가질 수 없게 바뀌고 있다.

경만호 회장을 만난 건 그의 현실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의사, 리베이트 쌍벌제, 수가 등에 대해 질문한 그는 경만호 회장의 인식이 너무나 달라 놀랐다고 한다.

젊은 의사들이 경만호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들에게 들었다는 말은 충격적이다.

‘8명이 몰려와서 협박하겠다는 거냐’, ‘수가 올리는 게 쉬운줄 아냐’, ‘수가를 올리면 부모님이 내는 보험료 5만원이 50만원이 되는데 그래도 좋으냐’, 원가보존률 70%는 확실한 정보냐? 비급여를 포함하면 실제로는 더 된다’...

젊은 의사들이 ‘리베이트 쌍벌제 통과로 왜 우리가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고 얘기했더니 ‘리베이트를 받고 싶다는 거냐’는 대답이 돌아 왔다고 한다. 

그들이 무엇보다 실망한 건 경만호 집행부의 태도였다.

자신들의 불안정한 미래를 호소하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찾은 젊은 의사들을 그들은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협회장과 회원의 동등한 만남을 기대한 건 젊은 의사들의 희망사항이었을 뿐이다.

젊은 의사들에게는 선배에 대한 대우를 갖출 것을 요구해 놓고, 정작 그들은 전화기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인터넷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젊은 의사들을 무시했다.

젊은 의사들의 가슴의 응어리를 풀어줘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그 응어리를 키웠으니 눈물을 보일 수 밖에..

응어리만 키우고 돌아온 젊은 의사들.. 그들은 누구에게 기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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