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무모한 투쟁을 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의학회, 대한기초의학협의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협회, 국립대학병원협회,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는 27일 고려대학교 미디어관 SBS스튜디오에서 41대 의사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후보들은 파업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성과를 위한 투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투쟁에 앞서 반드시 회원들과 소통하고 결정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주최 측은 지난해 의료정책의 변화과정에서 의협은 투쟁에 집중했으나 성과에 대해서는 구성원 각자가 느끼는 차이가 크다며, 성과있는 투쟁과 협상을 위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는 길거리에 나서는 투쟁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회원과의 소통을 통해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후보는 “민주사회에 살고있고 성숙된 사회에서는 합리적 사고, 균형적 시각,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라며, “전문가 집단인 의협이 입법기관, 정부, 언론과 충돌이 있을 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가는 구성원의 의견을 집약해야 한다. 회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집단적인 실력행사를 하는 것이 투쟁의 한 방안이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국민의 신뢰 속에서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위상을 갖고 협상을 통해서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얻으려는 목표를 달성할 수 다.”라고 말했다.

그는 “13만 의사회원이 길거리에 나가서 투쟁하는 모습을 국민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실질적인 협상력과, 투쟁력의 동반은 중앙과 직역, 직능과 함께 네트워크를 통한 단결권을 향상시킴으로써 이룰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는 회원들을 고통으로 내모는 소모적 투쟁은 지양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2000년 의약분업 투쟁, 2014년 원격의료 반대투쟁, 2017년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 투쟁, 2020년 저웁의 일방적인 4대악 정책 강행에 대한 투쟁 등 다양한 투쟁을 해왔지만 회원들의 삶의 질은 점점 나빠졌고 각종 악법은 계속 쏟아져 나왔다.”라며, “투쟁은 마지막 선택이 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현재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거대 여당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여름 총파업 때 보여줬듯이 13만 회원이 한마음 한 뜻이 된다면 어떤 장벽도 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의협과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협력할 수도 싸울 수도 있다. 의협이 회원의 단합을 바탕으로 총파업 같은 강력한 투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합리적 대안을 가지고 전략적 인내와 설득으로 여론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낸다면 정부도 우리 주장에 동의할 것이다. 회장이 된다면 회원들을 고통으로 내모는 소모적 투쟁은 지양하고, 정부의 당당한 협상파트너로서 회원들의 권익을 챙기겠다.”라고 약속했다.

박홍준 후보는 협상과 투쟁을 이분화시키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며 항상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투쟁을 단체행동, 파업의 의미로 부른다. 투쟁이나 협상이나 이원론적으로 양분화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의료계,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항상 투쟁과 협상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투쟁과 협상의 이원론적 표현은 거부감을 느낀다. 우리의 가장 큰 힘은 의학적 전문성이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는 의사들, 13만의 의사들이 전문성을 강조한다면 어느 단체보다도 힘을 낼 수 있는 강력한 의협이 된다. 우리는 사회의 지도자고 리더들이다. 그런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협의 투쟁이 수단이 돼야하는데 목적이 됐다. 파업을 하는 것이 목적이 됐기 때문에 혼란과 갈등과 상처를 가져왔다.”라며, “모든 직역이 머리를 맞대고 국민의 건강과 의사들의 권익을 지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기호 5번 이동욱 후보도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투쟁에 나서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투쟁을 위한 투쟁을 하는 사람은 없다. 투쟁을 하는 것은 성과를 얻기위해 하는 것인데 힘이 없이는 투쟁을 할 수 없다. 강력한 투쟁력은 결과물을 이끌어 내는데 굉장히 필요하다.”라며, 투쟁력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투쟁력이 없는 걸 아는 순간 정부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지난 3년 최대집 집행부의 투쟁을 보면 즉흥적이었다. 시도의사회장 조차도 언론을 통해서 파업을 하겠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오합지졸의 계획없는 투쟁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투쟁을 하더라도 치밀한 계획, 투쟁하는 사람들 내부의 충분한 소통과 공감이 있어야 한다. 언론에 말하기 전에 전공의, 교수들이 알아야 한다. 대표자가 파업부터 해놓고 어쩔수 없지 않느냐 이런 식의 무모한 일이 반복됐고 비참한 성적을 거뒀다.”라며, “투쟁하더라도 소통하고 공감하고 동의받아서 하겠다.”라고 말했다.

기호 6번 김동석 후보는 투쟁과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 현 집행부 부회장 3명이 있는데, 투쟁보다는 협상을 강조하는 것을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투쟁과 협상을 양분해서 말할 순 없다. 투쟁은 마지막 수단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투쟁하려면 전략과 전술이 있어야 하는데 지난해 부족했다. 마지막 협상을 하고 나왔을 때 전문가들의 조력을 받아서 정확한 합의문을 만들어야 했다. 의대생이 피해보지 않도록 준비했어야 한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김 후보는 “의사면허법 관련해서 의협회장이 갑자기 총파업 말했다. 투쟁을 먼저 이야기하면 절대로 안된다. 협상과 투쟁은 공존할 수밖에 없다. 투쟁을 이야기하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저는 양날의 검처럼 투쟁과 협상을 함께 쓰겠다.”라고 강조했다.

기호1번 임현택 후보는 투쟁이나 협상보다는 성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후보는 “투쟁과 협상은 동전의 양면이다. 어떤걸 먼저해야 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투쟁자체나 협상 자체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얻어낼지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임 후보는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관료와 정치인, 의사들 입장을 반영하는 정책을 냈다가 한직으로 돌아서 승진이 늦은 관료와 긴밀히 대화하고 있다. 의협에 가면 체계화되고 합법적인 정치인 후원 운동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와 보호자들이 유권자라는 점을 충분히 활용하겠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잘못된 정책을 펴는 정치인, 잘된 정책을 펴는 정치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의료제도뿐 아니라 나라 기틀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큰힘으로 이용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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