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뜨겁게 회자되는 의대입학 정원 증가 문제를 놓고 무턱대고 ‘OECD 평균’이 마치 정답인 것처럼 주장하는 정권과 국가별로 처한 의료상황이나 제반 여건과 사정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는 의료계의 반대 논리가 팽팽하고 격렬히 맞서고 있다.적정 의사 추계의 어려움과 한계는 잘 알려져 있어서 그 추계를 제아무리 정교하게 잘 해보아야 정답을 기대하기는 힘들고, 그 결과는 많거나 적게 나오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정권 차원에서 정치적 의도로 추계 결과를 주문하면 자료 입력의 취사 선택적 분석 과정으로 얼마든지 원하는 결과 생산도
지난 4.15 총선에서 압승한 현 정권은 불과 몇 달 전에 폐기된 ‘보건의료에 관한 사안’을 다시 관 뚜껑을 열고 꺼내서 새 생명을 불어넣어 재생중이다.압승의 후유증이 중증 권력 비대화 증세로 발현하여, 사람으로 따지자면 이미 과도한 힘의 발산으로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예상치 못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이치가 되어 이에 마땅한 진단과 처방이 매우 힘든 상황과 같아진 것이다.마치 무소불위 같은 자신들의 힘만 믿고 의존한 나머지 신중하고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 보다는 즉흥적이고 근시안적인 판단으로 국가의 중차대한 사안을
코로나 위기와 정부의 의료 말살 정책국가의 의료체계에서 필요로 하는 의사 수를 정확히 추계하는 일이란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매우 정교하고 신중한 계산과 설계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국가별로 또 지역별로 처한 의료 환경이 모두 각기 다르고, 고려해야 될 변수가 많아서 정밀한 추계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기획과 분석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따라서 의사 인력 추계에 필요한 다양한 변수들과 실제 데이터를 확인하여 적용하는 작업은 이론처럼 간단히 될 수가 없는 것이다.그럼에도 의사 수에 대한 적절한 감측(monitoring)을 하는 일은 매우
충북 오송에는 KTX 오송역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청주공항과 세종특별자치시를 가려고 잠시 거치는 곳 만도 아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행정과 의료 균형발전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메세지를 주는 장소이다.이곳에 의협 오송 제2회관 부지가 있다. 작년 4월 의협 정기총회에서 오송 부지 매입을 결정했고, 9월에 청주에서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었다.보증금으로 2억여원에 달하는 돈을 납부했으니 서류상으로는 현재 우리 의사 땅이다. 면적이 2,020평에 매매금이 19억 8,000만원으로 평당 98만원 꼴이다.이런 의협 오송 제2회관
현 정권은 ‘COVID19’ 위기를 기회삼아 의과대학 정원 증가와 공공의대 신설을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역대 정권의 의사인력 정책은 선거철 마다 펄럭였던 대표적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의 상징적 깃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부의 시그널에 맞추어 해당 부처와 지역구 의원들은 때를 놓칠세라 의대 설립을 위한 각종 법안 만들기에 분주하다.전 세계가 심각한 감염병 팬데믹 위기 상황이지만 무슨 영문인지 의사수가 많은 유럽 지역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은 이번 사태로 매우 고전 중인데도 의사인력 증원 소식은 들리지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이 장기화돼 힘든 상황인데 최근 용혈요독증후군으로 투석을 받는 어린이들까지 생겼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많은 국민이 한숨짓고 있다.아픈 환자와 부모의 어려움과 걱정은 물론이려니와 이 일로 경황이 없을 보건 당국자들이 안쓰럽기까지 하다.알려진 대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에 의한 용혈요독증후군은 적절히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는 위중한 질환이다. 그러나 최근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소아도 투석 등 신대체요법(신장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치료)이 가능해 위험한 급성기를 넘기면 대부분의 환자는 회복된다.문제는 우리나라에 소
일본이 처음으로 서구문명을 접한 것은 에도 혹은 도쿠가와 시대로 19세기 중후반인 1868년 쇼군의 지배체제하의 경제 사회 문화적 전성기와 더불어 당시 일본의 고립주의와 함께 엄격한 사회적 질서가 유지된 시기였다고 한다.당시 일본 의사의 사회적 위치는 사무라이 계급보다 낮은 하위계층으로 지역마다 자유로운 형태의 직업인으로 활동하였다고 전해진다.그 당시 일본은 공중보건이라는 개념조차 없을 때였고, 의사는 아픈 환자와 개인적 관계가 중심인 반면에 사무라이는 직급에 따라 관할 지역의 봉건영주로 일종의 급여를 받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의
우리나라는 1977년 제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부터 의사인력의 수급 문제를 국가의 중요한 정책과제로 다루게 되었다.과거 군사독재 정권은 물론, 피로 얼룩진 민주화과정을 거쳐 탄생한 문민정부에 이르기까지 정부 당국의 의대생 증원 문제와 의과대학 신설 정책은 어두운 정치적 시대상의 전형적인 단면들이 반영되었다.특히, 악성 비자금 조성 목적이 의대 신증설 정책에 보이지 않는 괴물처럼 숨어들어 활기를 띠면서 해방 당시 전국 의과대학의 수가 6개에 불과하던 것이 1999년에 이르러서는 무려 7배 가까이 증가한 41개교에, 의대 정원은 3,
신종 전염병을 맞아 보여준 대한민국의 기민하고 발 빠른 대처는 ‘자찬 타찬’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국가임을 자랑하고 있다.때마침 찾아온 선거와 ‘더불어, 여당’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준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COVID19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기존 선진국들의 평가는 한국, 싱가포르, 타이완이 보여주는 감염 병 대처에 대하여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주었다.그중에도 우리나라는 검사의료의 왕국답게 하루 1만5,000건의 COVID19 검사를 실시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정부의 사전 준비가 아닌, 한 민간업체의 사업 전망이 기막히게
타이완은 외부 세계의 정보에 둔한 우리의 통상적 사고에서 보면 우리나라에 비해 의학교육이나 의료 수준이 뒤쳐져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타이완은 우리나라 보다 서양의학을 도입한 것이 약 한 세기 정도 빠르고, 자국의 의료인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뿐만 아니라 국제 교류도 매우 활발하고 타이완을 선호하는 해외 연수생도 우리보다 앞서있다. 따라서 이들의 보건의료 역량은 이미 COVID 19 전염병 대처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세계보건기구에서 중국과의 정치적 힘겨루기에서 하
신종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졌다. 우리 국민의 이해와 인내심 덕분이다.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희생과 헌신이 그 다음이다. 외국의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의 성공적 대처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너도나도 숟가락을 얹고 있다. 그런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초기 정부의 대처는 유감이다. 의사의 권고대로 일찍 중국발 입국자를 차단했어야 했다. 섣부른 낙관론이 화를 키웠다. 환자 급증과 전국 확산을 늦추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는데 어떤 이유인지 전문가의 조언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한달 전 확진자가 많이 발생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연합(UN)의 산하 조직으로써 국제보건에 관한 기능과 역할이 중심축으로 돼 있다.세계보건기구 역시 다른 국제연합의 조직과 마찬가지로 정부 간 기구(inter-governmental agency)로 실질적인 정부기구는 아니지만, 회원국 모두가 참여하여 결성한 국제연합의 보건부 같은 성격을 띠며 그 역할을 수행한다.좀 다르게 표현하면, 국제연합 회원국의 보건부 연합체라고 해도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다.그럼에도 세계보건기구는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거나 한 나라에 국한된 보건부는 아니기에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여러
방문 활짝 열어 놓고 모기잡기로 세계적인 치적을 쌓았다고 자랑하는 청와대의 고집은 이제 모기에 물려 병에 걸린 사람은 물론 모기를 잡고 소독하는 의료인과 방역 관계자들을 극한의 직무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수그러들 줄 모르는 악성 바이러스의 기세 속에 많은 국민은 불안과 공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경거망동 플러스 자화자찬 모드와는 달리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국제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나라는 타이완이다.세계보건기구(WHO)에서 참관인 자격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타이완의 입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19
영화 ‘기생충’이 국내에서의 호평을 훨씬 뛰어 넘어 전 세계 영화인들 주목을 받으며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선전에 모처럼 국민 모두에게 큰 즐거움이 선사됐다.미국 아카데미 최우수 영화상을 수상한 것은 결국 우리나라 나름의 독창적인 영화 예술의 우수성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것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그러나 모처럼 찾아온 국제적 낭보는 안타깝게도 불청객인 코로나 19와 일명 ‘짜파구리’ 기획 이벤트로 많은 국민들 가슴속에 오랫동안 지워지기 힘든 씁쓸함만 가슴 깊이 묻어 버리게 됐다.대통령의 진중
이번 코로나 19 감염자와 일반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현장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의 모습에 모든 국민은 많은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그러나 국민은 의사가 정부나 일부 의료인 단체로부터 불법의료행위를 강요당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 19 해결의 일환으로 의료법 제59조, 보건의료기본법 제40조 및 제44조를 근거로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전화상담ㆍ처방과 대리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이와 같은 조치가 오히려 코로나 19 사태를 더울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음에
2000년 초반 “과학의 발전이 삶에 유익한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예상과는 달리 상당수 유럽인은 “유익하지 않다”라는 시큰둥한 답변을 내놨다.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같은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했다면, 대부분 “유익하다”라고 답했을 것 같다.유럽인은 20세기에 과학기술로 무장된 새로운 형태의 국제 전쟁을 두 차례 겪었다. 과학의 발전이 삶의 유용성(efficiency)을 증강시킨 반면에, 이로 인한 삶의 질은 오히려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뼈저린 역사적 경험에서 형
코로나 19에 의한 감염 대책을 놓고 정부 정책과 전문직 집단인 대한의사협회와의 의견충돌이 정치문제로 비화하고 있다.과연 어느 판단이 옳은지에 대하여 여와 야 그리고 전문직 집단 간에도 다른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전문가(Expert)는 초보자(Novice)와 구별되는 용어로 최근 의학교육의 발달로 초보와 전문가에 대한 교육학적 정의와 용어 사용도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물론 교육 관련 의사 중 아직 소수가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임에는 틀림없다.그럼에도 임상에서도 의학교육의 수준이 높은 집단일수록 초보와 전문가에 대한 개념 정립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다가올 ‘4.15 총선’ 기류에 편승하면서, 이번에도 여지없이 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 증원 문제가 국회의원 선거 4년 장터에 지역 특산품으로 부각되고 있다.어찌 보면 이런 주장은 적정 의사 수에 대한 우려와 계속되는 일손 부족을 주장하는 병원의 입장에서 당연히 문제 제기가 될 만하다.그럼에도 이런 주장에 맞서 의사 수 증가율을 계상하였을 때, 남아도는 의사에 대한 적법한 우려도 얼마든지 국가 사회적인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여기에 각 정당의 정치인들은 오로지 국회 입성과
▽‘살인적 저수가, 고군분투’ 질곡의 사슬 끊으려면 ‘응답하라 2020’ 외칠 수 있어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전 세계가 불안감에 휩싸인 채 뒤숭숭한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무능한 정권에서 파생된 제트 기류에 편승하여 마치 광풍과도 같았던 정치적 이벤트를 잘 이용해서 권력을 차지한 현 정부 역시 새로운 모습의 ‘신종 감염 병’ 앞에서는 감추고픈 무능함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감염 병 대처는 현 정권의 고유한 전공분야도 아니며, 관심 분야 또한 아닌 것 같다.정권이 무
의료의 궁극적 목표는 최선의 진료…환자의 편익과 맞바꿔서는 안 되는 불가침 영역대리처방 관련 의료법 시행령 등 개정안 입법예고 전문가 의견 충분히 반영됐는지 의문 최근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제17조의2 ‘처방전’ 조항의 신설(시행 예정일 2020.2.28.)에 따라 대리처방과 관련한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안을 제출하고, 시행단계를 앞두고 있다.어떻게 보면 환자의 편의와 그동안 관행적으로 진행되어왔던 대리처방에 대한 완화조치로 보일 수 있어 마치 보건복지부가 의사를 ‘배려’하는 것처럼 보인다.시행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