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노천명의 시 ‘사슴’의 일부이다. 굳이 친일 시인의 시를 인용한 이유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관련된 논란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구이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의 외형적인 수치들을 살펴보자. 2011년 기준 임직원 수는
[수첩]최근 의사단체가 불법행위 약국들을 대거 고발하면서 약사들의 전문성 강화 주장이 힘을 잃게 됐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지난 11일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 등 불법을 저지른 전국 약국 203곳을 고발했다. 사실 전의총의 고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53곳을 고발해 37곳의 처벌을, 올해 3월에는 127곳을 고발해 110곳의 처벌을
[수첩]최근 대한한의사협회가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법적으로 보장해 달라고 주장하고, 천연물 신약 처방권을 요구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의협의 이같은 주장은 큰 오류를 안고 있어 국민들과 보건당국을 설득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한의협은 지난 10일 보건당국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활용을 법ㆍ제도적으로 보장하라고 주장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본연의 업무를 넘어 대국민 홍보에 지나치게 적극적이다.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일례로, 최근 심평원은 주요 포털사이트의 파워블로거들을 기관 온라인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심평원의 전반적인 업무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목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심평원으로부터 소
[수첩]“설문 조사 목표가 대정부 투쟁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수술을 거부하겠다는 거더라. 수술을 거부하는 의사는 찾아내 퇴출시키겠다.” 이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가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기자들 앞에서 한 말이다. 포괄수가제 강제시행에 반대하는 의사협회가 설문조사를 실시해 환자가 원할 경우 수술을 일주일 간 연기 또는
[수첩]‘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최근 포괄수가제와 관련된 공방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부 직원들의 인식 수준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공단 보험급여실 관계자는 최근 한 의료전문지에 기고문을 통해 “포괄수가제가 의료계와 시민단체, 그리고 정책당국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rdqu
[수첩] “난 너무 화가 나면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거울을 본다. 마음을 다잡기 위함이다. “술은 물에 담은 불이요, 화는 마음에 담은 불이다. 그것도 아주 격렬한 불이다. 화는 무조건 참아도 안 되고, 무턱대고 터트려도 안 된다. 화가 나면 그 화를
[수첩]포괄수가제 강제시행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힘겨루기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요즘 의료계 내부에서는 웃지 못할 촌극이 펼쳐지고 있다. 포괄수가제 이슈가 전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자 이에 편승해 이득을 취하려는 의료계 인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인상이다. 물론, 그들이 주장은 심금을 울린다. ‘의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를 떠나
[수첩]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충격적인 말이 나왔다. 한 변호사가 의사연봉을 3,000만원으로 맞추면 의료수가의 원가가 100%를 넘을 것이란 발언을 한 것이다. 지난 2일 KBS 심야토론에 토론자로 참여한 신현호 변호사는 윤용선 의원협회장이 ‘의료수가가 원가의 73.9%에 불과하기 때문에 포괄수가제 도입은 의료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고
[수첩]최근 금융권에 ‘이이제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능화되고 있는 은행 전산망 해킹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해커를 정식 채용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이렇듯 이이제이(以夷制夷)는 적을 이용해 다른 적을 제어한다는 의미이다. 주로 반대세력의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카드로 사용된다. 포괄수가제 논란과 관련해 정부측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데 반대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나춘균 위원장.. 병원협회가 포괄수가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겠다며 개최한 긴급기자회견에서 나춘균 병원협회 보험위원장에게서 홍길동이 오버랩됐다. 이날 나춘균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포괄수가제 의무 적용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
[수첩]포괄수가제 강제 시행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이미 탈퇴를 선언한 의사협회가 빠진 채로 포괄수가제 7월 시행을 통과시켰다. 복지부는 ‘의원 85%가 이미 참여하고 있다’는 논리로 당위성을 강조해 왔다. 포괄수가제가 나쁜 제도라면 이렇게
[수첩]요즘 흔히 쓰이는 용어 중에 돌직구라는 말이 있다. 돌직구란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행동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못생긴 사람을 처음 만나면 인상이 좋다거나 특별한 말없이 인사만 나누는 게 보통인데, 이때 ‘못생기셨네요’라고 대놓고 말하면 상대방에게 돌직구를 던진 것이다. 돌직구를 잘 던지는
[수첩]지난 17일 복지부 이태한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의사협회와의 관계에 대해 발언한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태한 실장은 “의사협회가 의료정책에 반대입장을 내놓아도 해명자료를 내지 않는 이유는 협회 내부 정리가 덜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고 발언했다. 또, “의협은 현재 상황
[수첩]“올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변화와 공감을 실천해 고객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한 단계 성장해야 합니다.” 강윤구 심사평가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내용이다. 강 원장은 고객(이해관계자)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해의 수준을 넘어서는 ‘공감’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수첩]시장권력을 앞세운 제약협회 상위제약사 세력. 그들의 담벼락은 높았다. 최근 한국제약협회에서는 소위 ‘일원일표ㆍ일인일표 대결’이 펼쳐졌고 결국 시장권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제약협회 윤석근 이사장은 선출 당시만 해도 ‘젊음’, ‘변화’ ‘혁신’ 등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며
지난 28일 스마트폰용 무료 메신저인 ‘카카오톡’ 서비스가 4시간 동안 중단되면서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최근 이와 유사한 일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도 발생했다...
[수첩]박호진 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장이 자신을 비방한 회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모양이다. 지난달 27일 노환규 의사협회장 당선인 앞으로 ‘회원권리정지 2년’ 징계 통고를 강행하자, 이에 반발한 회원들이 그에게 과격한 문자와 음성 메시지를 보내고, 온라인에 비판글을 올린 데 따른 것이다. 회원들은 노환규 당선인이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
[수첩]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해열제나 진통제를 편의점에서 살 수 있기를 고대했던 국민들은 24일 여야 힘겨루기로 본회의가 결국 무산된 모습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그동안 약사법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민여론이 찬성 쪽으로 기울었음에도 상임위 상정도 어렵게 됐고, 안전성과 편의성을 두고 논쟁도 참 많았다. 결국 20개로 대폭 축소된 품목만을 담
[수첩]“여러분은 희망 그 자체이다.” 이는 지난 21일 ‘큰 의사를 꿈꾸는 작은 의사들’의 모임인 ‘젊은 의사 정책 연구소’ 발대식에 참석한 노환규 의협 당선인이 축사에서 한 첫 말이다. 발대식 후 토론회까지 지켜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그 ‘희망’을 보았을 것이다. 젊은 의사에는